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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아름다운 자연풍경

[스크랩] 곰취밭에서 노닐던 하루

by joolychoi 2006. 9. 19.

 

서울을 떠날무렵.....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진다.

세차게 차창을 때리는 빗물은

어둠과 더해져서 시계를 흐린다

 

목적지까지는 세시간여를 달려야 한다

일순 노곤함이 밀려온다.

노곤함은 나를 무념무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소양강을 지나 현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목적지에 다다랐을때는 자정을 훨씬 넘긴시간이다.

 

빗길때문에 예정시간보다 훨씬 늦어졌지만

무사히 왔다는 안도감이 앞선다.

 

주위는 먹칠을 해놓은 듯 어둠이 지배하고

객을 경계하는 개소리와 바로옆의

계곡물 흐르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그순간 도시를 떠나왔구나 실감한다.

 

공기가 사뭇 다르다.

 

 


 

꼬끼오~~~~

 

아침이 왔구나

 

잠에서 깨었다. 하지만 눈은 뜨지 않았다.

 

꼬끼오~~~~~~

 

어린시절에 자주 들었던 소리....

10여분 넘게 눈을 감은체로

닭울음을 감상하였다.

알람은 시끄럽지만

닭울음은 전혀 시끄럽지가 않다.

 

모든게 마음안에 있구나..

생각했다.

 

밖으로 나왔다.

상쾌함이란 이런 것일까?

 

비는 그쳤고

연무는 산등성이를 감싸고 돈다.

 


 

간밤에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던 계곡물이 눈에 들어온다.

.

.

.

 

 


 

가볍게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 방태산으로 향했다.

 

내린천의 물줄기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깨끗함을 자랑한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방태산

짜내면 물이 줄줄 흘러내릴것만 같다.

오늘 나는 자연속으로 들어간다.

 

세상이여 나를 잊어라.

 

 


 

시골민가의 뒷모습을 디카에 담아보았다.

정겹다.......

 


 

텃밭에서 발견한 곰발자국들...

참 많기도 하다

내 눈에만 보이나?

 

사실은...

곰 발자국을 닮았다하여 곰취라고 한다.

 

일부 양심없는 도시사람들은

저런걸 주인몰래 슬쩍 해 가버린다.

 

덕분에 도시사람 전체가 욕을 얻어먹고 있다.

속도 모르는 도시 사람들은

불신하는 시골사람 보고 텃세가 심하다고도 한다.

 


 

수리취도 보인다.

번추라고도 하고

일명 떡취라고도한다.

잎을따서 뒷면을 문질러준 다음

번추떡을 만들면 떡이

굳어지지도 않고 참 맛있다.

 


 

방태산 초입에서부터 미역취를 만났다.

전국의 야산 양지바른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미역취는

묵나물로 먹는게 좋다.

 


 

이젠 확실하게 이나무를 알수있다.

자작나무!

 


 

자연......

자연을 바라보고 있는것만으로도

엔돌핀이 팍팍 솟아나는 느낌이다.

 

마음속 온갖 집착도 잡념도 일순간에 날려버리는

자연이 좋다.

 


 

삼지구엽초

줄기는 높이 자라다가 세가닥으로 나위고

각 가지에는 세개의 잎이 달린다.

잎 말린것을 술에 담그기도 한다.

 


 

외로이 있는 한떨기 민들레여..

지금은 외래종(노란민들레)민들레가

전국의 들판을 장악해 버렸다.

우리 토종 민들레(흰민들레)를

심산에서 만난다는게

반갑기도 하고.....

.

.

.

 

 한편으론 슬프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

자연은 이렇게 자연적일때가

가장 아름답다.

 


 

연한 다래잎은 무슨 맛일까?

찔레(찔구)맛이 난다.

그시절에 찔레순 나눠먹던 친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걸 쌈으로 먹을까?

 


 

참나물

쌈집에서 나오는 재배 참나물과는 향이

비교가 안된다.

생으로 씹으면

마치 향신료를 먹는 느낌이다.

 


 

오래된 자작나무를 누군가가 베어 버렸다.

 

 


 

자작나무여 안녕......

 


 

앗! 이번엔 어린새싹도 잘라버렸다.

누구 소행이지?

구굴까.....

 

ㅋㅋ...사실은 원래 그렇게 생겼다

 


 

걸어서 두시간여... 드디어 방태산 정상에

다다랐다.

해발 11,000여미터에 

나물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곰취는  강원도 심산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는 산나물이다.

 


 

처음으로 눈에 띈 곰취

 

 


 

곰발자국을 닮은 곰취

 

 쌉싸름한맛과 진한 향이 있어서

생으로 쌈을 싸서 먹으면

맛이 제격이다.

 

곰취는 만성간염.간기능저하.숙취등에 효험이 있고

특히 곰취와 참나물을 한데넣고 생즙내어 마시면

간기능 이상에도 상당한 상당한 효험이 있다.

 


 

여기저기 참 많기도 하다.

 


 

 참나물과 참취,곰취,떡취,가 이렇게 넓은 분포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곳은

테어나서 처음본다.

 



세상에 이보다 더 맛있는 점심이 어디있을까?

심산에서 바로채취한 참나물과 곰취에

밥과 돼지고기 한점을

얹어서 먹는 이 맛이란....

돈주고도 맛볼수 없는 맛이 아닐까?


 


 

밥 먹는 장소 바로 옆에서 뜯은 참나물과 곰취

흔히 채소보고 신선하다고 하면

최고의 표현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나물을 먹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곰취와 참취가 아름답게 공존하고 있다.

자연은 항상 많은걸 가르쳐준다.

우리 인간도 다툼없이

아름답게 공존할수는 없는걸까?

 


 

참나물?

이중에 참나물도있고 먹지 못하는 풀도 있다.

이 풀중에 어느게 참나물일까?

 


 

 

참나물을 찾아라!

 

 


 

아직까지도 구분못하시는 분을 위해

2배수로 좁혀보았다.

 


 

잎 뒷면을 관찰해 볼까?

 


 

 

줄기를 보면 학연하게 구분이 된다.

못먹는 풀은  마디도 없고 한줄기로 되어 있지만

참나물은 미나리처럼 마디가 있고 곁가지가 난다.

당연히 오른쪽이 참나물이다.

 


 

 

이제는 참나물과 못먹는 풀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곰취를 뜯다가...ㅋㅋ

 

 



한장 더!

 


 

산을 내려오는 길에 만난 엄나무, 저 순의 향기와 쌉쓰름한 맛이

오랬동안 잊혀지지가 않는다.

 


 

깨끗함에 대해 .......

정수기 물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처럼 이 계곡물이 더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생각은 ......

 

각자 자유다.

 


 

그리고...공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간다....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김용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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