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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마음의 시(詩)

알 수 없어요 / 만해 한용운 (영상시 첨부)

by joolychoi 2023. 2. 2.

 

♥ 알 수 없어요 / 만해 한용운 ♥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에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 입니까 .

 

지리 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 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 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 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좋은 글 ] ( 344 ) 알 수 없어요/ 만해 한용운 I can not know / Manhae Han Yong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