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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고목에 피는 꽃/글 籠巖 최 낙 인

by joolychoi 2018. 4. 1.



 

고목에 피는 꽃/글 籠巖 최 낙 인 나는 고목나무에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이 되고 싶소 할아버지 성묘 가던 뒷 산등성 뻐꾸기가 울고 간 그 고목나무 등걸에 나는 한 송이 꽃으로 피어올라 뻐꾸기처럼 서럽게 울고 싶소 뭉게구름 떠가던 마을 동산 숲 매미가 노래하던 고목나무 그 빈자리 나는 한 송이 꽃으로 피어올라 매미처럼 즐겁게 노래하고 싶소 동태민안(洞泰民安) 기원하는 성황당 고갯마루 천년학이 알을 품던 고목나무 그 둥지에 나는 한 송이 꽃으로 피오올라 학처럼 아름답고 우아하게 춤추고 싶소 돌아보면 흘러간 세월 속에 검버섯 피어오른 육신이언만 숨어든 꽃들이 피어나는 새 봄이 오면 나는 검은 열매 따먹던 내 고향으로 가고 싶소 그 포구나무 등걸에 올라 내 노력(老力)으로 피워낸 한 송이 꽃이 되어 사향가를 부르며 청춘을 구가(謳歌)하고 싶소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A Soft Day - Samuel Re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