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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삽 작 / 籠巖 최 낙 인

by joolychoi 2018. 2. 2.

 

 




 삽  작 / 籠巖  최 낙 인


눈빛과 손짓으로 결 없이
살아가는 질박한 민초들의 길목

날이 새면
동구나무 까치 소리에 첫 손님을 맞이하고

어둠이 내리면
별들이 취기어린 할아버지 모셔 오는 곳

아버지의 지게에는 호박덩이 뒹굴고
어머니의 머리에는 물동이가 춤을 추고
누나의 책보엔 들꽃 한 다발 피어있다

바랑 진 탁발승은 쌀 한줌을 동냥하고
허기진 고객은 찬물 한 사발을 청하는데
주고받는 손길엔 진한 사람냄새 묻어난다

계절이 바뀌고 부는 바람 달라도
스치는 사람마다 가슴은 따사로웠고
격 없이 건넨 말도 익은 술처럼 향기로웠다

삽살개 꼬리치던 그 토담 사립문은
향수 아롱지는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
그 고향 잊지 못한 여우의 마음이어라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 삽작 : 사립문을 가르키는 경상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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