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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 단 지 / 籠巖 최 낙 인
집집마다 될성부른 대표주자 머드러기 한 놈
허리 휘청 논 팔고 소 팔아 의사 만들어 놓으면
어느 벼락부자가 처 놓은 올가미 덫에 걸려
그 집에서 차려놓은 병원에서 소처럼 일만 한다
다른 놈들 도시로 사우디로 줄줄이 떠나가고
오도 가도 못한 채디기 한 놈 고향을 지킨다
뼈 빠지게 농사지어 좋은 알곡 형들께 부쳐주고
채딕 내왼 기제사와 부모봉양에 손발이 부르튼다
쭉쭉 곧은 육송은 양가집 대들보로 팔려가고
휘어져 못생긴 덤터기 나무는 종산을 지킨다
오늘도 종산에서 베어낸 관솔 한 짐 군불 지퍼
설설 끓어오는 부모님 방에 효심 가득 타오른다
같은 형제인 해바라긴 바른 양지에 피어오르건만
뚱단지는 왜 통싯간 담장 밑에 머쓱하게 피어나는가
채디기는 팔려간 형도 형수도 얼굴 한번 본적 없고
등 굽은 나무는 조상님 지키다 땔감으로 사라져간다
이제 갑이 을이, 을이 갑이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채디기는 가문을 지켰고 못난 소나문 선산을 지켰다
뚱단지는 값진 영약 되어 팽개친 사람들도 살려냈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돼지감자의 꿈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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