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구 나 무 /籠巖 최 낙 인
나 어릴 적
열매 따먹던 그 포구나무
금년에도 어김없이
거친 등걸에 파란 싹을 뜨웠다
행여 어린 백성들 서운할까
사력 다하여 피워낸 잎새들
그늘 내려주고 강풍도 막아주고
안락한 새둥지도 내어주었다
그래도 엣날 사람들은
목신(木神)이라 금줄까지 둘러주었지만
향수(鄕愁)마져 잃어버린 오늘의 망향인(亡鄕人)은
수음(樹陰)의 은혜란 망각의 저 편일 뿐이다
새봄이 오면
난 마지막 귀향인(歸鄕人)으로
동구 밖 그 정겹던 포구나무에
막걸리 한통 고이 뿌려주련다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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