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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봉정사(鳳停寺)/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3. 5.

 

 

 

 

  

 

  봉정사(鳳停寺)/籠巖 최낙인  
 
 
봉황이 내려앉아 터 잡은 곳
안동 땅 천등산 봉황사
단아한 맞배지붕 극락전엔
고려인의 청자 빛 숨결이 흐르고
중후한 팔작지붕 대웅전엔
조선인의 백자 빛 숨결이 흐른다
 
좌선승 독경 소리
삼층 석탑 휘돌아
배흘림 기둥 타고 하늘로 오른다
 
요사체 툇마루엔
가을볕이 따가운데
간짓대 붉은 곶감 턱발 여승을 반긴다.
 
고즈넉한 암자엔
목어가 번뇌를 쫓고
정원 가득한 반송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말한다.
 
지형 생긴대로 기둥 세우고
바람 부는 대로 문을 낸 산사는
비운 자연과 벗(脫)은 인간의 절묘한 조화인가?
퇴락한 당우(堂宇)에도 새하얀 무심이 허허롭게 흐르는데...
 
자비의 불상 앞에 숨죽여 기도 드린
영여왕은 과연 무엇을 빌고 무엇을 느꼈을까?
뒤돌아 나오는 길은 못내 아쉬운 발걸음이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7부祖國> 중에서--

▲ 봉정사 극락전은 국보 제15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