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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세한도(歲寒圖)/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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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한도(歲寒圖)/籠巖 최낙인 
 

 

단칸 초옥이 떨고 있다

한기는 뼛속까지 스미는데

추사(秋史)는 햇볕 드는 창가에 앉아

제자가 보내준 책을 읽는다

입가에 여린 미소가 스치건만

눈가에 하염없는 눈물이 맺혀 흐른다

 

화려한 계절 물러간 한겨울

찬바람 휘몰아치는 광야엔

벌거벗은 송백이 떨고 있고

거룩한 고절은 바람 타고 하늘로 오른다

거칠고 매마른 고목은 드높은 지조

드넓은 광장엔 신기의 영혼이 춤추고 있다.

 

그젯밤엔 북한산 달빛에 취해

순수비 부여안고 입맞춤하엿고

어젯밤엔 대둔사로 초의선사 찾아가

향긋한 녹치 맛 일필휘지에 가슴이 후련했다

오늘 낮엔 연경에서 책과 소식을 전해 준

우선(耦船)의 마음 씀이 하도 고맙고 기특하여

어느새 잡은 붓 가는 대로 어린 영혼을 그려냈다.

 

겨운 고독 마른 붓질에도

여백은 그렇게 해맑은 빈 충만인가

텅 빈 자리엔 사랑의 눈길이 오가건만

세상은 쓰임새도 버림도 한 점 물보라

혈죽(血竹)이 돋아나 사군자로 그려지는 날

엄동설한 스산한 새한도도 새봄을 맞이할까?

 

--최낙인 시집<“엉겅퀴”제6부憤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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