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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현대시 유감(現代詩遺憾)/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12. 24.

 

 

 

 

 

 

 
 현대시 유감(現代詩遺憾)/籠巖 최낙인
  

 글장이 친구 권유랄지

숨어든 잠재의식의 발동이랄지

 

그러니까 꼭 50년 만에 마음먹고

한 책방에 둘러 달랑 시집 한 권을 싰다.

 

긴 산고(産苦) 끝에 피를 쏟으며 출산한ㄴ

2008년도 선정 최우수 작품들이란다

 

첫 줄부터 머리가 아프다

도대체 현대시(現代詩)란 무엇인가

“자기 도취에 빠진 난해한 독설(毒舌)” 이 그 특질인가?

“절벽이 된 햇살” 은 무슨 뜻이며

“음울한 한 짐승의 물방울”은 무슨 뜻의 표현인가?

 

내 머리가 석두(石頭)라서 그런지

아니면 언어 농간에 휘말려 들었음인지

아무래도 무슨 말,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칠흑 밤길 걷노라니 식은 땀 나고 가슴만 답답하다

 

시장도 사는 이 파는 이 흥정이 붙어야

주막집이 성하고

치마도 바지를 만나야 불꽃이 튀어

애기가 태어나는 법

헌데, 쓰는 이는 있어도 읽는 이가 없으니

이를 어찌할꼬?

 

세종대왕께서 어린 백성을 어여삐 여기시어

“한글”을 창제하시어 쉽고 편하게 쓰도록 하셨는데

500년이 지난 오늘 이 나라 높으신 시인님네들은

쉬운 우리말을 왜 그렇게도 요리조리 난도질 하는가?

 

--최낙인 시집<“엉겅퀴”제6부憤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