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인 양승조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는데,
국정원이라는 무기로 신(新)공안·유신 통치로 박정희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왜 꼬투리 잡힐 만한 발언을 하는지
위아래로 너무들 한다"고 말했다.
◇폭발한 청와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양승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언어 살인이자 국기 문란" "대통령의 위해를 선동·조장하는
무서운 테러"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흉탄에 잃었고 자신도 테러를 당해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아무리 미워한다 해도 이런 식으로 대못을 박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하나 의원에 대해선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며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무너뜨리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 방식이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은 결의문 채택과 규탄대회를 통해 "릴레이 망언은
국회를 대선 불복의 장으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우여 대표는 "장 의원 발언이 개인 생각일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오늘 아침 (양 의원이) 완전히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어떻게 국가
원수에 대해 저주 섞인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런 막말이 계속되면 국정원 개혁 특위를 비롯해서
국회 의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새누리당은 김한길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양승조·장하나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공식 사과가 없으면
국정원 특위 등 국회 의사일정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사과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당선 무효 소송, 재검표에
탄핵까지 추진했던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을 입에 담을
자격조차 없다"고 말했다.
양 의원도 이날 밤 성명에서 "청와대가 도를 넘는 왜곡·편파적
해석과 비난을 하고 있다"며 "테러니, 암살이니 이런 말은 발언
전이나 후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정현 홍보수석은 '대통령 암살 가능성'을 운운했다는데
지나치고 과한 상상력"이라며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발언에
대해 놀랍고 두려울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