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컬이라는 지방 분해제가 있다. 약을 식사 때 먹으면,
섭취한 음식에서 지방 성분만 빼내 대변으로 배출시킨다.
지방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을 막는 데 효과가 크다.
그런데 문제는 지방이 기름진 액체 형태로 대변과 함께 나오면서
자칫 실수를 하면 속옷에 기름이 묻을 수 있다. 매일 약을 먹는다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제니컬은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 선풍을 일으키다 시들해졌다. 일부 의사들은 제니컬을
삼겹살이나 등심 회식하는 날만 먹는다. 기름진 식사를 한 다음
날만 주의하면 되니까 큰 불편은 없다. 가끔 고기 맛도 즐기고
음식 섭취는 항상 담백하게 하자는 빠끔 복용법이다.
이런 식으로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제를 해외여행으로
시차 적응할 때만 먹는 의사들도 있다.
다음 얘기는 해당 제약 회사가 싫어할지 모르겠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먹는 약으로 탈모증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은 '프로페시아'라는 약이 유일하다. 복용자 3명 중
한 명은 머리카락이 나고, 한 명은 탈모가 멈추고,
한 명은 효과가 없다. 이 약은 애초에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에서
시작됐다. 비대증 환자 중에 머리카락이 다시 난다는
'뜻밖의 부작용'을 접하고, 약물 용량을 낮춰 매일 먹는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다. 이를 아는 꼼수파들은
전립선 치료제 한 알을 쪼개서 며칠에 걸쳐 나눠 먹는
편법을 쓴다. 물론 효과 입증 실험에 사용된 용량대로
약을 정확히 쪼갤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의사들은 학술 모임이나 동창회, 집담회, 지역의사회 등을 통해
여러 진료 과목의 의사들이 모여 자연스레 의료 정보를 교환한다.
그러다 보면 최신 건강법이 그 안에서 먼저 전파된다.
그중 하나가 골다공증약 조기 복용이다. 나이가 들면 골다공증은
누구나 생긴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골밀도가 골다공증 진단
기준에 부합하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약값을 할인받아
복용하면 된다. 그런데 그 기준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골다공증약을
먹으면 좋은 사람이 있다. 키가 크고, 몸무게 적고, 엄마가
골다공증을 앓는 가족력 등이 있으면 나중에 골다공증으로 인해
낙상 골절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약값을 모두 본인이
부담하더라도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의사 중에는 그런 근거로
본인이 먹기도 하고, 주변 사람에게 복용을 권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노년층에게 곧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때론 의사들이 흡연·과음·과식 등으로 본인의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하여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다. 그들은 성직자가 아니니, 그걸 크게 나무라기도 뭐하다.
하지만 의학을 아는 의사들은 병을 넋 놓고 기다리지는 않는다.
꼼수 건강법이 다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어떻게든 질병 발생을
조금이라도 늦추자는 전략인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질병을
미루며 살면, 죽음도 그만큼 늦춰지지 않을까.
출처: /waple club-view
blog.choseu.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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