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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시한폭탄이 된 저수지들-사내칼럼/view

by joolychoi 2013. 6. 12.

 

 

 

 
  [데스크에서] 시한폭탄이 된 저수지들  
박중현 사회부 차장 입력 : 2013.06.06 03:04

	박중현 사회부 차장
박중현 사회부 차장
  

열흘쯤 뒤면 장마가 시작되면서

우기(雨期)로 접어든다는 일기예보가 나왔다.

소방방재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수재(水災) 예방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는 집중호우와 태풍이 적게 오길 기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집중호우와 태풍을 인력으로 막을 수는 없다.

이들이 물난리로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 제거하는 일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시설이

전국에 산재한 저수지들이다. 국립방재연구소 등의 재해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국내 수재 예방의 사각지대는 저수지"라고 말해 왔다.

 

재작년 7월 27일 전국에 큰비가 내렸을 때 서울 서초구 우면산

둘레에서만 16명이 사망했다. 우면산 동남쪽 자락 형촌마을에 살던

모 대기업 회장 부인도 그때 숨졌다. 보일러를 살피러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갑자기 밀려든 물에 익사했다. 그때 불어난 물로 이 마을 60여

가구가 고립됐다. 당시 쓰나미처럼 물이 달려든 이유는 한참 뒤

정밀조사에서 밝혀졌다. 형촌마을 위쪽 저수지 둑이

집중호우에 무너져 물이 쏟아진 것이다.

 

전국 저수지들은 큰비가 내릴 때 종종 무너졌다.

지난 6년간 작은 저수지 10곳이 우기인 7~9월에 무너졌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왔을 땐 강릉 장현저수지가 붕괴돼

민가 50여 채를 쓸어갔다. 1998년 한 해에 저수지 40곳이

무너지기도 했다. 1961년엔 4시간 폭우에 남원 효기저수지가

무너져 57명이 사망했다. 이 저수지들이 붕괴된 방식은 유사했다.

큰비로 저수지에 가득 찬 물이 흙으로 만들어진 제방 위로

세차게 넘쳐흐르면서 흙도 같이 쓸고 가다가

결국 제방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12일 경주시 안강읍 산대마을을 쑥밭으로

만든 산대저수지 붕괴 사건은 양상이 좀 달라 불길하다.

비도 오지 않은 맑은 날에 저수지 둑이 무너진 것으로,

무척 희귀한 현상이다. 전국 저수지 제방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 것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산대저수지보다 상태가 나빠 보이는 저수지들은 많다.

산대저수지는 49년 전 건설된 후 한 번도 보수공사를 받지 않았다.

전국 저수지 1만7505개 중 1만1790개(67%)가 산대저수지보다

더 오래전에 만들어졌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저수지를

점검하고 약해진 둑을 개·보수하기 위해 농어촌공사와 시(市)·군(郡)이

쓰는 돈은 1년에 6400억원 정도다. 이 돈으로 매년 평균 70개

저수지에서 보강공사를 한다. 저수지당 246년에 한 번씩 공사

순서가 돌아오는 셈이다. 더구나 급속한 도시화로 저수지 아래가

주택가나 아파트촌인 지역도 많아졌다.

그래서 "저수지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하는 재해 전문가도 있다.

 

산대저수지 붕괴 후 달라진 점은 별로 없다.

농림부가 저수지 보강공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예산 300억원을

추가로 요청했을 뿐이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저수지 전체를 긴급 점검하고, 농업 효용이 떨어진 저수지는 폐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의 정치생명을

지역 저수지 안전에 걸도록 해서라도

이 물폭탄들을 빨리 정비해야 한다.

출처: /waple club-view

blog.choseu.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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