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애플 위기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애플 제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꼽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틀린 지적입니다.
올 1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는
각각 3740만대, 1950만대가 팔렸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6.7%와
65%가 각각 늘어난 숫자죠. 다만, 마진율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저가 제품인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한 탓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34%로
1위에 올랐습니다. 고가(高價) 판매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이
미국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에서 1위를 하며 판매 성장을
이뤄낸 기업을 ‘위기에 빠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애플은 취약 지역인 신흥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의 영자지(英字紙)인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애플 인도
지사는 2012년 한해 4배 넘게 성장을 했다고 합니다.
애플은 신흥 시장 판매에선 고전(苦戰)해왔습니다.프리미엄 제품만
판매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구형 아이폰(아이폰4, 아이폰4S)은
싼 값에 팔고, 무이자(無利子) 할부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을 거뒀다고 합니다.
(3) 그럼 왜 우리는 '애플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혹시 '한국 언론의 지나친 애국(愛國)적 편향이 애플 위기론을
부채질해 독자들을 오도(誤導)하는 것'일까요?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본토 언론들도
종종 '애플 위기론'을 거론합니다. 유명한 애플 전문 분석가
존 그루버가 올 3월 ‘애플이 망한다’는 톤의 글 을 쓸 정도였습니다.
그는 그런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저 강력한 애플이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싶은 욕망이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루버가 사례로 든 것은 미국의 로이터 기사였으니,
애플 위기론이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