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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식 칼럼] 한국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사내칼럼/Life

by joolychoi 2013. 4. 16.

 

 

 

 

 
  [박두식 칼럼] 한국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박두식 논설위원 입력 : 2013.04.09 23:15

한국은 北에 도발 빌미 준 적 없고 北 자극 않으려 노력해 왔다

그런데 국제사회는 한국을 북한과 같은 '불안 요인'으로 취급

북한發 안보 위기가 번번이 우리를 농락하는 무대로 변질

 

박두식 논설위원

 

지금의 한반도 안보 위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무죄(無罪)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될 만한 어떤 원인도 제공한

적이 없다. 북한 문제에서 칭찬이든 비판이든 어떤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을 해 볼 시간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쏜 것은 대선을 일주일 앞둔 작년

12월 12일이었고, 3차 핵실험은 박 대통령 취임

약 2주 전인 2월 12일이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박 대통령이 보인 첫 반응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움과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가급적 북한을 자극할 만한 말을

아끼고 있다.적어도 북한이 우리를 향해 도발을 저지를

어떤 빌미도 주지 않았다.

 

넉 달째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도발은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로 시작됐다. 왜 지난해 12월이었을까? 요즘 와서

당시를 돌아보면 지난해 4월과 8월에 이뤄진 미국 백악관과

국가정보국(DNI)관리들의 극비 방북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8월 방북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11월 6일 대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이뤄졌다. 오바마는 북한이 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만에 하나 미국을 위협할 만한 미사일 사거리(射距離)를

과시하는상황만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방북 후

미국 대선 때까지 북한의 도발도 잠잠해졌다.

 

미국 대선을 전후해 나온 북한 외무성과 국방위원회의 성명

·논평은 '비공식면담에서 백악관 관리들이

한 약속을 지키라'는말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관리들이 아무리 급해도 대북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약속을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북한에 어떤

구실을 줬을 가능성은 있다.북한은 오바마의 재선 성공 한 달 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로켓을 쐈고,

2월엔 1·2차 때보다 폭발력이 커진 3차 핵실험을 했다.

미국과 맺은 관계에 뭔가가 틀어지자 일종의 무력시위이자

공격적인 구애(求愛)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시작된 이 갈등 구도에서 한국이 설 자리는

마땅치 않다. 북한이 요즘 연일 늘어놓고 있는 전쟁 협박을 보면

미국이 자신의 상대역이고 한국은 상전(上典)인

미국을 좇아 부화뇌동하는 단역 배우일 뿐이다.

 

한국은 이런 푸대접에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노력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미국·유럽 언론들은 요즘 태평한 한국의

모습을 신기한 구경거리인 양 보도하고 있다.

대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된, 이른바

'낙하산 기자'들이 이런 글을 쓰고 있다. 최근 미국 대기업 회장이

'한국 내 공장 철수 계획'을 꺼내는가 하면 곳곳에서'북한 리스크'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와 증시(證市)도 휘청거리고

있다.반면 북한은 더 기세등등해졌고, 미국 경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북 강경론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일본 역시 순항 중이다.

 

더 기가 막히는 일은 국제사회가 종종 한국을 북한과 비슷한

'위협 요인'으로같은 줄에 세워놓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입만 열면

남북한을 향해 '상황을 악화시킬 행동의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 여러 나라가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하자 북한과 손잡고

핵·미사일 개발을 해온 이란까지 '관련국들의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되면서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하는 구분마저 희미해졌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까지 최근 브리핑에서 "B-2 등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동한 것은 한국이 독자적 행동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을분명히 하기 위해 계획된 조치들"이라고 했다. 북한의 도발과

갖은 협박에도 꾹 참고 있는 한국이 앉아서 뺨을 맞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그러나 이 정부 어디에서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미국은 이제 슬슬 출구(出口)를 찾는 눈치다. 북한의 29세 권력자

김정은은 오바마의 전화 한 통이면 활짝 웃을지도 모른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발(發)위기는 늘 이런 식의 코미디 같은

결론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고 나면 한국이 겪은 정신적·

경제적 피해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한국이 북한처럼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할 수는 없지만,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제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조성한 안보 위기가 '한국이

농락당하는 무대'로 변질하는 악순환은 끊어야 한다. 이 구조가

계속되는 한 한국은 일류(一流) 국가가 될 수 없다.

 

출처: waple chosun.com./wap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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