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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 4년만에 학교暴力 눈감게 되더라"-사회/Life

by joolychoi 2013. 3. 17.

 

 

 

 

  

  "교직 4년만에 학교暴力 눈감게 되더라"  

박상기 기자입력 : 2013.03.14 03:09 | 수정 : 2013.03.14 15:11

 

[시흥 어느 중학교 선생님의 고백]

"지적했다가 무시당하면 '병신 교사'로 소문…

학교도 문제 덮기에 급급

지금 내 모습이 학창시절 가장 싫어하던 교사"

  

12일 경북 경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15)군은 유서에

'학교 폭력을 없애려면 CCTV를 더 좋은 것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썼다. 교사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13일 오전 경기도

시흥의 한 중학교에서 만난 교사 이모(27)씨는 "아이가 교사를

통해 해결할 생각조차 안 했다는 것은 비극이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당연하다"며 "학교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이

교사를 찾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에 자살한 최군의 어려운 상황을 교사가 전혀

몰랐을 리는 없다고 했다. 집에서는 몰라도 가해자들과

함께 있는 학교에서는 티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아마 그 교사도 자신이 담임인 동안에만 큰 문제 없이

넘어가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학생들을 건드리지 말자는 것이 요즘 교사들 사이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괜히 한번 지적했다가 다 보는 앞에서

'어쩌라고요, 증거 있어요?' 소리를 들으면 다음 날 학교 전체에

'병신 교사'로 소문이 좍 나서, 문제가 있어

보여도 못 본 척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 폭력을 덮는 데 급급한 학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2009년 교사가 된 후 처음 담임을 맡은 반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주위 교사들은 징계위원회가 안 열리게

사전회의 단계에서 끝내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징계위원회가 열리면 교육청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교장과 교감이 극도로 꺼린다는 게 이유였다.

이씨는 이를 듣지 않고 징계위원회를 요청했다가

교장으로부터 "계도를 해야지, 젊은 선생이 징계에

의존하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가해 학생은 교내 청소 외에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해 11월엔 1년 동안 왕따와 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의 신고가 있었지만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야무야 넘어가기도 했다. 이씨는 이런 식으로 덮인

폭력 사건이 지난 3년간 기억나는 것만 10건이 넘는다고 했다.

이씨는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선 학생 상담이 제일 중요한데,

상담을 자주 하면 주변 선생님들로부터 '유난 떨지 말라'는

힐난을 듣는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미 나도 학교 폭력에 눈을 감고 있었다"며 "내 반의

어떤 아이가 똑같은 선택을 한다 해도 내가 그 아이를 돕기

위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말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내 모습은 대학시절 가장 닮고

싶지 않았던 교사상()"이라고 말했다.

 

출처: waple chosun.com./wap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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