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한국관광공사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 프로모션
행사를 열었다. 10만원 이상 물품을 구매한 관광객들에게
추첨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였다. 관광객들이 제출한
구매 영수증 중엔 4000만원이 찍힌 것도 있었다.
롤렉스 시계를 산 영수증이었다. 한국 면세점에서 파는
다이아몬드 박힌 롤렉스 시계의 가격은 1200만원이다.
한국관광공사 직원은"10개를 한꺼번에 사는
중국인도 봤다"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이미 한국 관광산업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작년에 한국을 찾은 중화권 관광객은 처음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제쳤다. 올 1월 한 달간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1월에 비해
16.8% 늘었고, 2월은 1월 증가율의 2배인 32%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인 관광객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만큼 빠지고 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 1000여명 중 자격증 없는
사람이 무려 80%로 추정된다. 이들은 저가(低價) 관광 상품과
공생(共生)한다. 중국인을 위한 저가 패키지 상품으로 3000위안
(약 53만원)짜리 4박5일 관광이 있다. 관광 비용 3000위안에서
왕복 항공료 2300위안과 중국 여행사 마진 500위안을 빼면
200위안(약 3만5000원)이 남는다.이런 상황에서 관광객들의
숙식비와 교통비, 한국 여행사의 마진,
가이드 수입은 어디서 나올까.
비결은 역시 쇼핑 커미션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물품을 구입하면
여행사와 가이드는 쇼핑 업체로부터 가격의 최대 40%까지
커미션으로 받는다.면세점 등 대형 매장에서 가이드가 관광객을
설득해 12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하나를 사게 하면
가이드에게 180만원, 여행사에 300만원 정도 떨어진다.
서울 명동이나 남대문의 상점은 평균 커미션 비율이 더 높다.
여행사와 가이드는 이 커미션으로 필요한 경비와 이윤을
모두 조달한다.이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선 자격증이 있든 없든
이윤을 남겨주는 가이드가 최고다.하지만 질 낮은 가이드가
활개를 치면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24시간 사우나를 숙소로 정하거나 관광객들에게
"6·25전쟁은 북침"이라고 설명하는 가이드가 나오는 것이다.
모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잡아먹는 행위다.
중국인의 해외 관광 붐은 아직 초기 단계다.
작년에 해외로 나간 중국인 관광객 8300만명 중
한국을 찾은 사람은 3.4%인 283만명에 불과했다.
중국여행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쯤 해외여행에 나설
중국인은 연인원 4억명에 달한다.
이 중 한국을 찾는 사람이5%만 돼도 2000만명이다.
외국 관광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숙소나 음식이 아니라
가이드다. 하지만 현재 전국 대학의 관광 관련 150여개 학과 중
가이드의 개념과 실무를 제대로 가르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학생들 사이에 "나의 꿈은 가이드"라는 목소리도 없다.
가이드를 관광객의 하수인 정도로 생각하는
저급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수준 높은 가이드는
훌륭한 민간 외교관이자 국가 경제를 살리는 애국자다.
출처: /waple club-view
blog.choseu.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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