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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인간과 로봇은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종합view

by joolychoi 2013. 3. 4.

 

 

 

 

 

 

 

 

 

[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인간과 로봇은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이영완 산업부 차장 입력 : 2013.02.28 03:03

영화에서 '추억의 동반자'인 로봇 생김새가 사람과 달라

가능했을 듯 뇌 감정이입 유발 세포가 반응 못해로 봇이

사람과 닮을수록 불쾌해지나상대 입장 이해하면

전과 달라져… 로봇·인간 공동 작업 실험서 입증

 이영완 산업부 차장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로봇만큼 인기가 많은 존재도 없을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를 그린 영화 '로봇 앤드 프랭크(Robot and Frank)'

에도 어김없이 로봇이 나온다. 그런데 왠지 쓸쓸하다.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사는 왕년의 금고털이범에게 치매 증세가

나타났다. 자식들은 제 삶에 바빠서 아버지를 돌볼 여력이 없다.

그의 곁에는 아들이 사놓은 간병 로봇만 남았다.

 

노인은 자식에게 성가신 존재가 됐다는 생각에 로봇을 구박하지만,

이내 도둑질마저 함께하는 충실함에 마음을 연다.

둘은 환상의 복식조였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절도 행각이 드러날 위기에 몰린다.

 

범죄의 증거는 로봇의 메모리뿐이다.

포맷 버튼만 누르면 완전범죄가 되지만 노인은 망설인다.

추억을 공유한 동반자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회가 갈수록 고령화되면서 노인을 위한 간병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최근 간병 로봇을 미래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풀어줄 10대 유망기술의 하나로 선정했다.

 

세계미래학회도 '2013~2025년 미래 예측 20'에서 소프트웨어

공유로 간병 로봇의 가격이 급속히 내려가 곧 우리 생활에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우리가 로봇에 마음을 여는 일이 가능할까.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답은 로봇이 얼마나 우리와 닮았는지에 달렸다.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로봇이라면 생김새가 사람과 닮을수록

좋을 것 같다. 영화에 나온 로봇처럼 어린아이 키에 헬멧을

쓴 듯한 얼굴과 뻣뻣한 동작은 거부감만 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 교수는 1970년 '혐오감의

계곡(uncanny valley)'이란 글을 썼다. 그는 로봇의 생김새가

사람과 유사할수록 친밀감이 점차 올라가지만, 유사도가 어느

선에 도달하면 친밀감이 계곡에 빠진 듯 뚝 떨어져

오히려 혐오감만 준다고 주장했다.

 

모리 교수의 글은 2005년 일본 오사카대에 있던 칼 맥도맨 박사가

영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컴퓨터로 만든 사이버

배우가 나온 영화가 망한 것도, 사람과 흡사한 얼굴을 한

로봇이 웃으면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던 것도

모리 교수의 이론으로 설명됐다.

 

모리 교수는 생김새가 사람과 똑 닮은 로봇은 시체를 연상케 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의 크리스티앙 케이서스 교수는

사람은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병에 걸린 사람을 불편해하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사람과 흡사하지만 동작이 어색한

로봇은 질병에 걸린 사람을 연상케

해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뇌에서 새로운 답을 찾고 있다.

2007년 일본 고등통신연구소 연구진은 컴퓨터로 만든 사이버

캐릭터를 보여주며 사람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사이버 캐릭터가 사람과 흡사해질수록 뇌에서 다른 이의

정신 상태를 이해하는 부위의 활동이 증가했다.

혐오감의 계곡이 뇌의 감정 중추와 연계돼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2011년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좀 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았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인간과 흡사한

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각각 보여주며 뇌 활동을 분석했다.

인간과 닮은 로봇을 본 참가자의 뇌에선

시각과 운동 피질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을 처리하려면

시각 피질이 작동해야 한다.

그럼 운동 피질은 왜 작동했을까.

 

사람이나 원숭이는 자신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데도

동료의 행동을 보고 뇌에서 그들과 똑같은 신경세포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뇌과학자들은 운동 피질에 있는 이런

신경세포를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거울 뉴런을 통해 자신이 직접 겪지 못한 다른 이의

행복과 불행에 '공감(empathy)'한다. 언젠가 TV 드라마에서

다친 연인을 보며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했던 것도

거울 뉴런 때문이다. 결국 로봇에 대한 혐오감은 뇌가

거울 뉴런을 작동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허사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로봇과 함께 살아가려면 겉모습을 닮기보다 상대를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할지 모른다. 최근 미국 MIT 연구진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산업용 로봇에는 보상과 징벌 원칙에 따른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사람과 서로 역할을 바꿔 보는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원래 로봇은 사람이 나사 3개를 모두 정해진 위치에 놓고 나서야

하나씩 조였다. 연구진은 컴퓨터 가상훈련에서 둘의 역할을 바꿨다.

이번엔 로봇이 첫 번째 나사를 제자리에 놓자마자 사람이

로봇팔을 조종해 드라이버로 조였다.

 

다시 원래대로 작업을 하자 로봇은 가상훈련에서 사람이 하던

것처럼 나사가 자리에 놓이는 족족 바로 조였다. 그러자 사람과

로봇이 상대의 작업을 기다리느라 허비하는 시간이 41%

줄어들고 작업효율은 71% 높아졌다. 로봇이든 우리 삶이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것은 매한가지다.

 

출처: /waple club-view

blog.choseu.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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