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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가장아름다운 우리말.자녀성공 비결

칭찬(稱讚)과 격려(激勵)

by joolychoi 2013. 2. 28.

 

 

 

 

 

  

 

  칭찬(稱讚)과 격려(激勵) 
 
본 사례는 칭찬 한마디가
인생의 전환점 역할을 한 사례로서,
성균관대 교육학과 성래운 교수의 일화입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는 일제 치하였습니다.
나라와 민족의 앞날은커녕 내 앞날도 그저 캄캄하기만 했던,
공부하고는 애초에 거리가 멀고 또래들과
못된 짓만 일삼고 다니는 망둥이 같은 녀석이었지요.
 
동네 어른들은 나만 보면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원……." 하며
혀를 끌끌 차곤 하셨습니다.
부모님의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지요.
 
학교에 가면 일본 아이들 기세에 눌리고
군대 장교 마냥 허리에 긴 칼 차고 엄하게 노려보는
선생들의 눈빛에 질려 그냥 숨만 죽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곤 하였습니다.
 
도무지 무슨 싹수 같은 게
전혀 보이질 않는 녀석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수업 시간의 일입니다.
담인 선생님 대신 교장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모두 숨죽인 채로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교실을 한 바퀴 죽 둘러보더니
갑자기 나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나는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서
얼굴이 발개져서는 겨우 엉거주춤 일어섰지요.
교장 선생님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부터가
우선 보통 놀랄 일이 아닙니다.
 
교장 선생님은 손가락을 들어
창 밖 느티나무를 가리키더니 내게 물었습니다.
 
"저것이 무엇인가?"
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가 한 질문이나 내가 해야 할 답이라는 것이
비록 일본어라고 해도 요즘으로 하면 그야말로
'바둑아 놀자'와 같은 수준이었으니까요.
 
그래도 명색이 4학년인 내게 그런 쉬운 질문을 하다니,
도통 알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나는 어렵지 않게 대답을 했고
교장 선생님은 내 곁으로 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몇 마디 칭찬을 하시더니
급우들에게 박수까지 쳐주도록 하였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난생 처음 어깨가 우쭐해지고
뭔가 더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을 뜨겁게 적셨습니다.
 
이후로 내 생활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 뭘 하겠다는 것보다는
그저 칭찬 듣는 재미에 빠져 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찌 되었거나 그 덕분에 나는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상급학교도 무난히 진학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그 망둥이 같던 녀석이 되레
아이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
세상일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새로 나온 초등학교 교과서를 뒤적이느라
밤늦게 스탠드를 밝히고 있는 데
곁에서 주무시던 아버님이 일어나선
"지금도 안자니?" 하십니다.
 
아들 나이도 회갑을 넘었건만 아직도
당신 아들이 책 보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곁에 누워 어느 사이 잠들었다 일어나시는 길입니다.
 
"니 어렸을 적만 해도 참 뭐가 될까 걱정 많이 했다.
어떻게나 책 읽는 걸 싫어하던지,
오죽했으면 내가 하루는 벌꿀 두 단지 들고
그 왜 너희 학교 교장 선생님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았겠냐.
관사에 갔더니 뒷마당에서 난을 손질하고 있으면서
사람이 찾아가도 본 체도 안하더구나.
자식 못난 게 죄라고,불문곡직(不問曲直)
땅에 엎드려서 통사정을 했었다.
 
배운 것 없이 그저 자식 하나 믿고 사는데,
그 놈의 하는 꼴이 이러 이러하니 선생님이
제발 사람 좀 만들어 주십사 하고 발이 손이 되라
사정을 하고는 꿀단지를 곁에 놓으니까
그 때야 니 이름을 묻더라.
성래운이오. 성, 래, 운 하고
몇 번이나 이름을 다져놓고야 관사를 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괜히 꿀 두 단지만 없앤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신이 희미해서인지 말씀을 하시다
깜빡 잠이드시다를 반복하면서도
아버님은 느릿느릿 끝까지
얘기를 마치고는 다시 잠이 드셨습니다.
 
'그랬구나. 그게 그렇게 된 일이었구나.
아버님~~!!,
 
아버님의 그 꿀단지가 아들을 바로 세우셨습니다.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를 되뇌이면서
낮게 코를 골며 주무시는
아버님의 손등을 가만히 문질러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꿀단지가 없어도 내가 그 아이들에게
던질 수 있는 말, 던져야 하는 말.
 
"저것은 무엇인가?" 다.
 
--<좋은 글 모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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