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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가을 산촌에서/惠園 박영배

by joolychoi 2012. 10. 8.
    가을 산촌에서/惠園 박영배 오늘도 산그늘이 닿고 있습니다 저산이 처대본 내 하루는 들꽃과 꽃빛으로 온몸이 젖었지만 어진 하늘이 내려와 수박처럼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갈대꽃 같은 그리움들이 산중에서 저절로 무르익어 내 옆구리로 쏟아져내립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파리가 떨어집니다 베다 만 구절초 풀숲으로 멧새들이 우루루 날아듭니다 아, 가을이 깊아갑니다 껴안아 주고 싶은 모든 것들이 하나둘 내 주위를 떠나갑니다 목줄을 타고 내려간 물 한모금도 이미 내 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혼자 산간을 지킨다는 생각에 가슴이 시려옵니다 하나둘 밤톨이 떨어질 때마다 어둠도 가까이 찾아들고 있습니다 -박영배제3시집<그리움은 별빛이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