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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원고 청탁서 / 惠園 박영배

by joolychoi 2012. 4. 10.

 


 

원고 청탁서 / 惠園 박영배

 

 

굳게 잠긴 문틈으로

던져주는 찬밥 한 술

 

출판사의 형편상

원고료는 책으로 대신한다는

통보성 메시지 빼고 나면

눈을 씻고 봐도

이건 상급부대 문서 하달이다.

 

허나,

육신을 태운 잿더미에

혼으로 피워낸 꽃일지라도

목마른 자 우물을 파야

한 모금의 물을 얻을 수 있나니

책 한 권 받고 말 찬밥이지만

국밥처럼 둘러 마시고

동백처럼 붉어지고 싶었다.

 

-박영배제3시집<그리움은 별빛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