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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불청객 / 惠園 박영배

by joolychoi 2012. 3. 1.

 

불청객 / 惠園 박영배
          
어둠에 밀려
지친 몸으로 들어서니,
옷장이 열리고
미불가지가 어수선한 채
서랍 가방 착꽂이 책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구먼
누군가
손자 돌 반지 한 돈
십팔 케이 군대 기념반지 몇 개
돼지 한 마리 꿀꺽 해치우고
이백육십 밀리 신발로
내 심장을 마구 짓밟고 다니면서
허파여 간장이여 목구멍까지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갔더라니까
이제 남은 건 빈 껍데기
그것마져 가져갈 불청객은 
또 언제쯤 다녀갈려는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돈으로 셀 수 없는 것들이
청승맞게 내리는 빗물에
어디론가 떠내려가고 있어
-박영배 제3시집
      <그리움은 별빛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