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대 / 惠園 박영배
갈대라 했나요
교태부리고 눈웃음 흫리다
마구 스러지고 밟히는...
아시나요
욕설을 던지고 침을 뱉아도
어둠으로 찾아드는 길손*을 품고
밤새 몸 비비고 나면
육신은 만신창이라도
우리네들 영혼이 맑아진다는 것
아! 외롭습니다
달빛에 흔들리고 싶습니다
저녁 바다로 당도하는 임이여
썰물 뻐져나간 자리는
그대를 받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오늘밤도
그대를 위해 화장을 하고
정중히 밟힐 것입니다
아시나요
내가 스러지는 밤은
달빌도 숨을 죽인다는 것을
-박영배제3시집
<그리움은 별빛이다> 에서-
(갈대의 심정을 쓴 글입니다)
*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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