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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냄새.

by joolychoi 2009. 11. 27.

12가지 냄새.

 김창준씨는,
재미교포로서 미국의회의 하원의원을 지낸분이다.
한국인 으로서 미 연방의회에 진출한 첫 케이스로서 화제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금년8월, 국내 한 주간지와의 인텨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은 겉만 번지르르하지 하수처리는 미국에 비해 70, 80년 뒤졌다.
여름에 서울거리를 걷다보면 음식쓰레기 냄새가 엄청나다.“
썪은음식에서 나는 냄새를 악취(惡臭)라고 한다.
물건이 썪는, 불쾌한 냄새나 구린내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악취가 코를 찌른다’ 고 표현한다.
선대들이 남기신 말씀중에
‘악취나는 물건은 비단보자기로 싸도 냄새가 난다’ 는게 있다.
그래서 악취-나쁜냄새는 우리의 취약점 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는 냄새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고약한게 악취이기도 하다.
빠리에서 ‘마그레브’ 지역으로 가기위해 비행기를 타면 벌써 ‘아랍냄새’ 에 압도
당한다.
때문에 마그레브 지역에 투입된 비행기는 다른노선 취항이 불가능 하다고 한다.
따라서 가장 오래된 낡은 기종들이 이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한번 밴 그 특유의 냄새는 무엇으로도 없앨수 없기 때문이다.
냄새-악취는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정부 각부처의 2010년도 정례업무보고는 12월 10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특이한 점은 모든 부처가 ‘국격(國格) 향상’ 과 ‘개선방안’,
G20 정상회담에 대비하는 국격 업그레이드가 그 핵심내용들이다.
인격-人格 이 사람에 대한 품격, 품위라면,
국격-國格 은 나라의 품격과 품위다.
더 직접적 으로는 곁으로 보이는 量이 아니라 안에서 보여지는 質의 수준, 곧
문화수준을 의미하는 말이다.
형식에 대한 내용의 수준이라고도 할수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세계 부자클럽의 일원이 된 것이다.
UN회원국 200여 국가중 OECD회원국은 30개 국이다.
더 중요한것은,
12월25일자로 OECD 안의 DAC(개발원조위원회)의 정식멤버로 가입하게된
것이다.
주요선진국 22개 나라가 가입돼있는 DAC는 전세계 대외원조의 90%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가 그 일원이 된다는것은 국제사회로부터 진정한 ‘원조선진국’ 으로
인정받는 깊은 의미가 있다.
세계 제2차대전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로서 원조하는 나라가된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생각해 보면 감개무량한 일이기도 하다.
그 외형에서 대한민국은 국제적으로 모든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것이다.
이제 문제는 그 겉모습에 걸맞는 안을 다지는 일이다.
수도의 거리에서 썪은음식 쓰레기의 악취가 나는 수준으로는 안된다.
그동안 우리속에 배어있는 ‘악취들’ 을 제거할때가 온 것이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 냄새의 정체를 알아야 하고 이를
없애기 위해 모두가 비상한 노력을 해야한다.

국회 안경률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의 3선의원이다.
언론은 그를 ‘국격높이기 전도사’ 라고 부른다.
3선의원을 지내는 동안 여러 가지 자료들을 분석해 보니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 심각한 단계에 이른것을 발견했고,
국감때는 물론, 평소에도 여러 가지 자료들을 모으기에 힘썼다.
이번에 그동안 모은자료 라면상자 10개 분량을 정리, 자신의 의정활동비
3000천만원으로 ‘성숙한 사회, 선진일류국가과제 Wrost 12' 라는 유인물을
2만부 제작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학교, 기업체등의 고위관계자 에게만 배포된다.
일반인을 제외한것은 자칫 ‘정치홍보’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안의원 사무실의 양창균 보좌관에게 전화해서 꼭 한부를 얻고싶다고 부탁했고
며칠전 우편으로 그 자료를 받아볼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자료중에는 보통사람 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소중한 것들이 많았으며 안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의와 각오도 이해할수 있었다.

안경률의원은 그 유인물에서,
우리의 악취를 12개의 카테고리로 정리했다.
디테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쉽게 납득이 가는것은 물론, 문제들의 핵심을 이해할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이었다.

1. 기초질서의 실종,
질서는, 사회가 올바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할 일정한 차례나 규칙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대표적인 행위가 줄서기다.
이 질서가 붕괴되는것은 언제나 ‘새치기’ 때문이다.
새치기가 응분의 벌을 받지않기 때문에 근절이 안되고 있는게 지금의 우리사회다.
대표적인 새치기가 ‘경법죄’ 의 증가다.
2004년에서 2008년의 4년사이에 경법죄 단속건수는 162%나 증가했다.
이웃 일본에 비해 44배가 많은수치다.
경범죄의 증가율과 사회의 무질서는 같이가는 현상이다.
악취중의 으뜸이 기초질서의 실종임을 우리모두가 아픈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2. 세계 최고, 최악의 교통사고.
2007년기준,
1Km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에서 한국은 2.09건으로 OECD 회원국가중 최고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한국은 112.9건으로 세계최고다.
교통사고 직접비용도 피해가족의 정신적 피해부분을 합해 20조원에 이른다.
직접비용만도 14조 6천억원 수준이다.
한국은 이제 막 자동차 1.5세대에 이르고 있으며 아직까지 운전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수도 서울에서 자기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외국인은 없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다.

3. 시위, 떼법의 공화국.
1999년부터 2008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집회시위는 117.899건으로 하루평균 32.2건의 시위가 있었으며
이중 불법시위가 1.084건, 경찰부상자는 5.245명이다.
주요도시 인구 100만명당 집회시위건수를 비교해 보면,
2007년 기준, 서울 736. 홍콩 548, 워싱턴 207, 파리 186, 동경이 59건이다.
가히 시위공화국이라고 할만하다.
특히 불법폭력시위와 강성노조의 불법파업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쌀값을 정부가 책임지라는 농민들의 생떼쓰기까지 시위가 잘날이 없다.
무엇이 소모되고 있는지 생각할때가 됐다.

4. 공부집행 방해사범.
2004년의 8,106건에서 2008년은 15,646건으로 93%가 증가했다.
공무집행을 방해 한다는것은 ‘공권력’ 에 대한 심각한 도전인 셈이다.
국립경찰이 안고있는 내부적인 문제와는 별도로 ‘경찰력’ 은 치안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국가조직이며 힘이다.
이 기능이 시민에 의해 방해받고 공격받는다면 이는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뜻이다.

5. 조직폭력배 증가.
조직폭력배는 영세상인과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돈을 갈취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사행성 불법영업까지 하고있다.
2004년의 3.203명에서 2008년엔 5.411명으로 69%가 증가했으며
경찰의 관리대상인 전국의 조폭조직원 수도 2004년 207개파 4.601명에서
2008년 221개파 221개파 5.413명으로 17.6%가 증가했다.
사회불안 요인의 증가인 것이다.

6. 에너지 소비증가율.
1998년에서 2007년까지의
주요국 1인당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대비해 보면
미국 -1%, 일본 1.7%, 영국 8.5%, 독일 3.8%, 멕시코 15.4% OECD 평균 2.2%.
한국은 33%로 세계최고이며 놀랄정도의 높은수치다.
에너지 수입액은 1998년 183억달러에서 2008년 1.415억 달러이며 (170조원)
이는 2008년기준, 국가예산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가 총수입액중 32.5%에 해당되며
우리의 에너지 의존도는 96.4%에 이르고 있다.
주요 에너지원별 소비증가율은 1998년/2008년 사이.
석유 12.6, %, 전기 101.2%, 도시가스 129.7%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페턴과 구조가 ‘낭비적’ 이라는 얘기다.
켜놓은채 보지않고 있는 TV가 전국적으로 몇 대가 될까.
전기가 새는 소리가 들린다면 물쓰듯 하지는 못할것이다.

7. 인터넷 시대의 종이사용량.
주요국 1인당 종이소비 증가율(1998/2007)
대만 -8.1%, 미국 -14.4%, 일본 1.4%, 영국 -2.3%, 독일 24.6%,
우리한국은 57.4%다.
정말 엄청난 증가가 아닐수 없다.
1998/2008년간,
펄프수입은 7억5천만달러에서 17억6천만달러로 134.7%가 증가했으며
수입물량도 175만톤에서 249만톤으로 40.3%가 증가했다.
에너지와 함께 과소비된게 인터넷 시대의 종이사용량이다.
당초예상과는 달리 거의 상반된 결과가 아닐수없다.

8. 버려지는 음식.
음식물쓰레기의 1일 발생량은,
1998년 11.797톤에서 2007년에는 14.452톤으로 22.5%가 증가했다.
이는 하루 5톤트럭 2.890대 분으로 연간 105만5천대분의 먹거리가 버려진다는
뜻이다.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비용만도 하루 18억5천만원으로 연간 6.752억원이 소요된다.
버려지는 음식물의 경제적 가치는 약 15조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보리고개를 겪은세대가 아직 살아있는 나라로서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9. 물부족 압박국가.
‘물쓰듯 한다’ 는 말은 이제 옛 이야기다.
그 누가 한국인이 패트병의 물을 돈주고 사 마실줄 알았겠는가.
만화가 고우영씨는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한강에서 견지낚시를 할때
점심을 먹으면서 한강물을 그대로 떠 마셨다고 했다.
국토해양부의 장기종합계획을 보면,
우리는 2016년 약2억500만m3 의 용수부족이 예상된다.
UN의 분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연간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양이
1.488m3로 물부족 압박국가에 해당된다.

10.민생침해범죄의 급증.
불법대부업, 유사수신행위, 다단계방문판매등 불법사금융범죄는,
2006년 1.170건에서 2009년 8월현재 14.465건으로 1.136.3%로 급증했으며,
인터넷 사기도 연간 3만6천건 발생으로 일본의 24배 수준이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은,
2006년 1.488건에서 2008년 8.450건으로 증가했다.
제도금융과 유통구조의 기간신용도 하락은 물론, 그 피해액의 증가도 놀랄만
하다.

11.술소비량 세계최고.
국세청신고기준,
연간 주류총출고량은 2004년 292만Kl에서 2008년 307만 Kl로 7조 982억원
이며 연간 위스키 수입액은 1조 5천억원에 이른다.
1인당 연간 술 소비량은,
20도 이상기준 소주 166병을 마시는 셈이며 이는 OECD국가 평균의 5.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술 권하는 사회’의 음주습관과 음주문화도 바뀔때가 됐다.
2008년기준,
음주운전으로 969명이 죽었으며,
48.497명이 부상으로 후천적인 불구가자 되었다.
우리나라 장애인중 80%이상이 후천적 불구자임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12.인터넷 중독.
무엇에 중독(中毒)되었다는 것은 ‘치료’ 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잠도안자고, 게임만 하다가 죽은 사람이 그런예다.
정보문화진흥원이 한국정책과학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8.11-2009. 2 기간중,
청소년 104만명, 성인 96만명이 인터넷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체 인터넷인구의 8.8%이며,
청소년중 14.3%, 성인의 6.3%에 해당되는 숫자다.
같은 칼 이라도 주부가 들면 조리용기 이지만 강도가 들면 사람을 해치는 흉기가
된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그건 단지 ‘도구’일뿐이다.
거기에 빠져 중독이 된다는 것은 주인노릇을 하지못하는 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엄격히 말하면 이상의 12가지 냄새가 우리의 모든 악취를 다 설명하는것은
아니다.
특히 아쉬운것은 가장 반문화적인 ‘소음’ 에 대한 자료가 빠진점이다.
그러나 큰 줄기는 다 잡아냈다고 할수있다.
OECD 회원국이기 때문에, G20정상회담이 우리나라에서 열리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일상’ 을 위해 이 악취들은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우리에게서 ‘고약한 냄새’ 가 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개선은 국가조직이나 권력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질수 있다.
때문에 우리의 취약점을 알고 깨닫는것이 먼저다.
안경률의원의 구체적인 자료들은 그래서 중요한 ‘단서’ 가 될수있다.
모든 시작은 단서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 어디에도 선진국으로 가는 ‘샛길’ 은 없다.
출처 : yorowon blog.chosun.com/yor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