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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별을 바라보며 / 詩 박영배

by joolychoi 2009. 2. 27.

 

      별을 바라보며 /詩 박영배

       

       

      밤 하늘 별을 본다

      별도 나를 내려다본다

      서로 한참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 잊고 지냈다

      아니 잊고 지낸 건 나다

       

      별무리는 소근대듯 밤하늘을 수놓고

      더듬더듬 먼 옛날 얘기를 늘어놓는다

      고개를 들면 가까이 들릴 것 같은 속삭임

      새근거리는 그 숨소리가 내 가슴에 와 닿고

      그리움의 눈물 한 움큼 쏟을 것 같은 밤이 깊어가는데

       

      아득히 먼 옛날

      작은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별을 헤다가 잠들어버린 이야기도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

      은하수 꿈을 함께 소곤대던 칠월칠석 밤 그 기억도

      별은 내 머리맡에 구슬처럼 쏟아내고 있다

      나도 별이 되어 다가가고 싶다

       

      그 친구들에게도 들려주고 있는지 묻고 싶다

      얼굴도 볼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움 한 움큼 쏟아질 것 같은 밤이 깊어간다.

       

       

      --박영배 시집<또 하나의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