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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너의 침묵 / 詩 박영배

by joolychoi 2009. 2. 12.

      너의 침묵/ 詩 박영배

       

      넌 가끔 화가 나고 울고 싶을 때

      그리고 증오를 느낄 때 침묵으로 일관했어

      일주일까지도.....

      오래갈 때는 한달도 넘었지

       

      침묵 속에서 진을 치고 감정을 정리하고

      그래서 더욱 강한 자신감으로 주위를 제압하고

      계속 전진하면서 승리의 깃발을 들곤 했지

       

      침묵의 유일한 현실도피 수단이며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그것에 의존하고

      즐기고 사랑하는 것 같아 보여

       

      너의 단정한 옷차림은 몸과 마음을 감추기도 하지만

      가끔 그 내면이 어두운 동굴, 긴 터널 같은 암흑을

      맨발로 걷는 것 같아 슬퍼 보이기도 해

       

      그러나 침묵은 결국 너를 가만두지 않아

      너를 포로로 붙잡아 나바론 요새 같은 곳에 가둘지도 몰라

      네가 침묵에 빠져 들어가면 난 목이 타고 입술이 말라

      왠지 알아 ?

       

      이번에는 어느 교만한 고지에다 깃발을 세우고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며 나를 내려다볼지 모르니까

      너의 침묵은 나에게 항상 무거운 고통이었어 

       

      --박영배 시집<또 하나의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