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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정약용과 목민심서로 배우는 지혜

한마디 글자 한자라도 신중하라(지혜45)

by joolychoi 2009. 1. 24.

한마디 글자 한자라도 신중하라(지혜45)

 

자신보다 윗사람에게 보고해야하는 안건으로서 관례와 규칙에 따른 것은 즉시 관인을 찍어

결재하고,그 중 옳고 그름을 자세히 논술해야할 것은 반드시 부하직원이 초안한 것을 가져

다가 수정하고 윤문해서 다시 정서하게 한다.

 

민간인들을 상대로 해서 발표해야 하는 것은

글자 한자 말 한마디도 소홀하게 보아 넘기며 결제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한자 한자 검사하고,거기에 털끝만큼의 잘못된 점이나 그들을 속아려하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결재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 가운데서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부하직원을 불러 자세히 묻는

것이 좋다.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하다가 부하직원들의 잘못된 일 처리에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것이다.

 

그 중에 혹시 자신이 관활하는 곳의 잘못된 전례가 그대로 오래도록 전헤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나,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으로서 그 시한이 절박하지 않은 안건은 우선 그대로

결재하지 말고 보류해서 잘못된 전례를 바로잡아 고칠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기한이 이미 얼마 남지 않았거나 사건의 얽힘이 많아서 갑자기 변경할수 없는 것은,

우선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 천천히 바로잡아 고칠수 있도록 시도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부임 도중에 죄를 지어 끌려온  사람들은 이날 모두, 앞으로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훈계하고 방면하는 것이 좋으며,구태여 그들에게 벌을 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도무지 용서할수 없는 중죄를 지은자는 가두어 두고 다음에 그에 대해 처벌을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부임한 뒤 십여일 동안은 형벌을 쓰지 않는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서 안팎으로

퍼지는 소문이"새 도백은 너그럽고 후하기 만 해서 모질고 사나운 일은 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고 전해지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치현결(治懸訣)에는 말하기를

"사람들이 와서 호소하는 것은 억울함이 있기 때문이다.군포의 일로 호소하면 나의 군정

(軍政)이잘 못된 것이요,전세(田稅)의 문제로 호소를 한다면 나의 전정(田政)이 잘못된 것이요,

부역의 일로 호소를 한다면 이것은 내가 부역을 공평하게 매기지 못한 것이요,침해를 당하고

고소하는 일이 있으면 이것은 내가 지방 귀족들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요,백성들의 재물을 빼앗

기고 호소하는 일이 있으면 이것은 내가 부하직원들을 단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어 말하기를,

"사람들의 괴로움과 즐거움,그리고 행정처리의 잘하고 잘 못함은 소장의 판결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큰 줄기에 대한 행정처리를 바로 할수 있으면 소소한 판결의 잘잘못은 논할것이 못된다.

전정, 군정,창정,요역.호적.진휼 등 여섯가지의 일은 행정의 큰 줄거리니,이 여섯가지의 일에 지혜

롭게 법을 세울수 있으면 부하직원들은 농간을 부릴수 없게되고 사람들은 그 혜택을 입지 않음이

 없을 것이며,이에소장은 저절로 적어 질것이다." 라고 했다...

 

또한 숙종때의 문신인 김익경이 여러 고을을 맡아 다스릴 때에 전체적인 것 만을 파악할 분 까다롭

거나 사소한 일은 웬만해서는 문제로 삼지 않았다.그리고 관청의 바깥문을 활짝 열어 놓고 괴로운

사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모두 뜰 아래 와서 직접 호소하게 했더니,자신의 사정을 모두 털어 놓고

말하지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