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매(古 梅) / 詩 박 영 배

고 매(古 梅) / 詩 박 영 배                                                                    반백 년 풍상 겪어 주름도 다닥다닥 천둥 노기(怒氣)에 몸뚱어리 부러지고 휘어지고, 갈라지고 세월이 덧없어도 후회는 없소   젊은 날 요염한 미소 열두 폭 치마자락 날리면 화색(花色) 탐하던 영웅호걸 들 지조와 기개로 버티었는데 저 하늘 구름이나 알까   그래도 가슴 깊이 숨겨둔 고운 사랑 있었다오   이루지 못해 혼자 속 태우고 섣달 그믐날 초승달 기울 때  술피 움을 틔워 임에게 바쳤소   고목이라 비웃지 마소 통나무라 부르지 마소 온몸 사력을 다해 꽃물을 올려 정초에 피워낸 절개로 꽃 중의 꽃이라오      --박영배 시집<또 하나의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