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삼성전자가 수억 달러를 시장에 매각하면서 환율을 달러당 113원(1485원→1372원)이나 끌어내렸고, 10일에는 현대자동차와 포스코가 각 1억 달러 안팎을 시장에 풀면서 장중 235원(1460원→1225원)이나 한꺼번에 폭락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이 달러를 내놓자 10일 장 막판에는 달러 투매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기업들은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 지갑을 닫거나, '수출 늦추기, 수입 앞당기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이달 1~8일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15억2200만 달러로, 지난 9월 하루 평균 수출액(16억8000만 달러)보다 9.5% 줄었다(관세청). 반면 수입액은 21억5300만 달러로 9월 평균(17억6000만 달러)보다 22.5%나 늘어났다. 달러는 없는데, 기업들이 수입은 당기고 수출은 늦추면서 환율 급등의 악순환을 일으킨 것이다. 연구소나 각 무역관련 기관들이 예상하는 우리의 적정환율은 990~1100원대 안팎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의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현재의 환율은 분명히 고평가 돼 있다"며 "수출업체들이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러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 환율은 순식간에 폭락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