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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정약용과 목민심서로 배우는 지혜

웃음거리를 만들지 마라.[지혜37]

by joolychoi 2007. 4. 17.

 

    **  웃음거리를 만들지 마라.[37]

 

도백이 좋은 날씨를 골라 부임한다는 것은 세상의 웃음 거리다.모든

도백들이 자기가 부임하는 날을 신중히 골라잡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그 중에는 부정 축재로 인해 파면을 당하는 사람도 있고, 근무성적이 나쁘기

때문에 지책이  강등되거나 파면되는 사람도 잇으며,사고를 만나 직책에서 떠난

사람도 있다.

그것은 부임전에 재임기간 동안 아무일 없도록 하기 위해 좋은 날짜를 고른다거나

한 일이 이미 아무런 효과도, 그럴 만한 타당성이나 가치도 없다는 것을 검증하고

있는 것인데, 어떻게 또 그 맞지도 얺는  미신적인 행동을 답습랄 수가 있다는

말인가.지금가지 보면 새로 오는 도백들은 이미 임지의 가까운 곳에 와서는 하루에

많은 길을 가기도 하고, 혹은 많은 시간 동안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도 하며

부임하기에 좋다는 날을 기다리곤 한다. 그렇게 하면 그가 부임할 관청에서 기다리는

부하직원들은 그의 헹동을 남몰래 비웃을 것이며, 새로 부임하는 도백의 사람 됨됨이가

총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그의 부임을 수행하는 부하직원들은 집을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은 빨리

도착해서 여정을 풀고 싶은 것 뿐인데,길을 가지도 않고 앉아서 여비만 지출하게 되면

당연히 그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좋다고 해서 행한 행동이 오히려 아랫

사람들로 부터 원망을 듣게 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다만 부임하는 날에 바람이 불고 비가 오거나 하여 날씨가 어둡다면 새 도백을 맞이하는

그 지방의 사람들 이목을 새롭게 할수도 없고 그들의 기분을 명랑하게 할수도 없을

것이므로, 그럴 때에는 비가 개일 때까지 약간을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죽 늘어서서 자기의 부임을 맞이하는 절차는 분명히 좋지 못한

일이라고 할수 없으나,다만 꼭 필요한 사람만이 나와서 자기를 맞아 줄수 있도록 지시

하는 것이 좋다.그 밖의 부하직원들이 자신을 맞이하여 자신과 인사를 나누는 절차는

모두 전부터 해왔던 관례대로 시행할 수 있게 허락한다.

자기가 관할할 지방의 경계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서는 말을 급하게 달리지 말아야 하며,

길가에서 자기의 부임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답례를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직무를 처리하는 관청이 있는 시가지 안으로 들어가서는 더욱 말을 천천히

가게하여 그 곳의 사람들에게 무게 있게 보여야 한다.

말 위에서는 여기저기에 한눈을 판다거나 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되며, 몸을 비뜰게 하지도

말아야 하고,몸 가짐은 엄숙하고도 절제된 것이어야만 한다.그런 몸가짐이 그 곳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젓함을 보이는 방법인 것이다.

청사밖에 도착하면 다시 한번 복장을 고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서울에 있는

대궐을 보며 절하는 절차를 갖는다.

잠간동안 엎드려 있으면서 마음 속으로 자신에게 말한다.

"나랏님 께서는 멀리 떨어진 곳의 일도 모두 분명히 알고 계실것입니다.나랏님의  위엄이

제 앞에서 조금도 멀어진 것 같지 않으니 제가 삼가 공경하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나랏님 께서 어린 아들처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편안히 보살피는 일을 전적으로

다 저에게 맡기셨으니 제가 감히 그들을 편안히 보살피는  일에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한다.

그렇게 한 후 일어나 안으로 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