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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목민심서로 배우는 지혜

[스크랩] ‘심서’를 ‘실행지침서’로

by joolychoi 2007. 2. 6.

왜 ‘심서(心書)’인가?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책이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목민할 마음[心]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심서’라 한 것이다. 지방행정의 현장을 직접 보고 어찌 해볼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정치현실에서 소외된 다산 정약용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나 목민관으로 나가는 사람에게 《목민심서》는 ‘심서’에 그칠 수 없다. 《목민심서》는 ‘실행지침서’인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목민심서》는 매우 유용한 일종의 매뉴얼이다. 부임하는 순간부터 물러나는 순간까지 자상한 코치를 해주는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멘토이다. 그래서 당시에도 이 책을 베껴서 읽는 사람이 있었다.


《목민심서》가 매뉴얼로서 갖는 특장을 보자. 첫째, 실제적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실제적 상황설정). 둘째, 수령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필요한 내용수록). 셋째, 구성이 일의 순서와 종류에 따라 잘 분류되어 있어 필요한 내용을 얼른 찾아볼 수 있다(편리한 열람체제). 넷째, 율기 봉공 애민을 기본으로 하여 일관되고 균형 있게 업무지침을 제시하고 있다(일관된 지침제시).


《목민심서》가 담고 있는 정신적 가치는 끊임없이 재인식되고 강조되고 있지만, 구체적 부분에서 매뉴얼로서의 실용성이 오늘날에는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옛날 책으로 치부할 것인가? 아니다. 결코 옛날 얘기로 접어둘 수 없다. 《목민심서》가 당대에 지녔던 실용성이 오늘에도 발휘되도록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은 별론으로 하고, 사람의 일이란 동서(東西)든 고금(古今)이든 통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든 읽기만 하면 여러 가지 영감과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 김태희(다산연구소 기획실장)

출처 : 인왕산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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