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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마음의 시(詩)

얼레지 / 김종제 (영상시 첨부)

by joolychoi 2022. 4. 6.

 

♥ 얼레지 / 김종제 ♥

 

당신, 심산유곡의 몸에서

수줍은 꽃 피었네

산그늘 아래 칠년을 기다렸으니

 

보라색 문을 열어젖히고

캄캄한 계곡을 보여주었네

 

어둠 속 저 동굴로

성큼 한 발 내디디면

깊은 못 속으로 빠져드는 일이네

 

씨앗을 내리는 일이네

열매를 맺고 죽는 일이네

얼레지, 마주 보는 일 없으면

 

얼레지, 슬픈 사연 없겠지

얼레지, 질투 같은 일도 없겠지

봄 없으면 저 꽃 볼 일 없으련만

 

오늘도 깊은 산에 올라

당신 만나는 꿈만 꾸고 있네

 

전령처럼 다가와서

사약 내리고 달아났으니

 

얼레지,

환장할 봄이 지폈네

얼레지,

빛의 감옥에 갇혔네

 

얼레지,

살 속에

젖가슴 같은 문신 새겼네

 

봄 오지 아니하더라도

나, 얼레지 같은 당신에게

 

몸 쑤욱 들이밀고 싶은데

겨우 다다른 입구에

입산금지라는 글만 걸려있네

얼레지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