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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마음의 비타민 글[1]

늙어 가는 길 (영상글 첨부)

by joolychoi 2021. 11. 15.

 

♥ 늙어 가는 길 ♥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윤석구의 <늙어 가는 길> 중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NN_9EoDJ4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