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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책갈피(書標)/詩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20. 11. 5.

   
책갈피(書標)/詩 籠巖 최낙인   
햇살 따사롭던 봄날엔
아름다운 꽃길에서 열락(悅樂)을 느꼈지만
시들은 꽃잎 볼 적마다 가슴이 아팠었다
찬 서리 내리던 가을날엔
단풍 길 걸으며 타는 불꽃에 취했지만
떨어진 잎새가 더욱 청초하고 아름다웠다
나 이제 빛깔 고운 한 잎 단풍잎 되어
그 옛날 철필로 내려쓴 내 일기장 속에
살며시 꽂이는 한 낱 책갈피가 되고 싶다
그리하여 나의 남겨진 마지막 소망은
그 단풍 갈피 메운 손길에 밀쳐내지 않도록
곱게 지켜줄 떡두꺼비 한 놈 안아보는 일이다.
--최낙인 제2시집
<"하늘 꽃" 제2부 從心의 人生>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