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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마음의 시(詩)

별 헤는 밤 - 윤동주 (영상시 첨부)

by joolychoi 2019. 4. 24.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이는 것은

쉬이 아츰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푸랑시스 쟘" "라이넬.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니,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밤에도 봄이 돌아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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