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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할미꽃의 전설

by joolychoi 2015. 3. 15.

 

 

 

 

 

 

  할미꽃의 전설

 

 

옛날에 세딸을 둔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딸은 무럭무럭 잘 자랐지요.

할머니는 딸들이 크는것이 단 하나의 기쁨이었지요.

남편을 일찍 여의었지만

할머니는 무럭무럭 크는 세딸을 보면서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딸들은 어느덧 커서 시집갈 나이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먼저 큰딸의 신랑감을 정해주느라 애를쓰셨데요.

건너마을에 사는 훌륭한 신랑감이었지요.

키도크고 건강한 남편감을 짝지어준 할머니는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여느 어머니처럼 할머니는 큰딸에게 쌀이며,깨,마늘,팥,콩,등을

정성껏 챙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시집올때 가지고온 고운 옷감도 딸에게 주었습니다.

그저 딸이 잘 살기만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이제 둘째 딸의 차례입니다.

둘째딸 역시 남부럽지 않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할머니는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힘들게 농사일을 하시며

둘째딸 시집가서

책잡히지나 않을까 너무너무 열심히 일만 하였습니다.

드디어 둘째딸도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둘째 사위도 큰사위 못지 않게 건강하고 튼튼하여

할머니는 뛸듯이 기뻐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신 남편이 몸이 약하여

튼튼하고 건강한 사위감을 골랐던 것입니다.

마을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그렇게 둘째딸을 시집 보낸

할머니는 기쁨과 허탈감으로 몸져 누웠습니다.

 

이제 하나 남은 사랑하는 막내딸...

반반한것은 모두 먼저 보낸 두딸에게 나눠주고

논 몇마지기도 시집 보내느라 모두 팔았던 것입니다.

이제 할머니에게 남은것은 밭 몇두렁뿐이었지요.

먹고사는것은 단 두식구라 어찌어찌 해결 되겠지만

막내딸을 보는 할머니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쯔쯔 저 아이도 언니들 처럼 해주어야 할텐데...

그러나 마음뿐 이미 몸이 허약해진 할머니는

막내딸 걱정뿐이었습니다.

 

 

저 아이도 시집을 보내야 할텐데

할머니가 아프니 자연 막내딸이 밭일을 해야 했습니다.

맘씨고운 막내딸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않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던 막내딸도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몸져 누운채로 막내딸의 결혼을 맞게 되었습니다.

큰딸 작은딸 처럼 결혼식 준비를 하지 못함에 할머니는 맘이 아팠습니다.

내가 움직일수만 있었다면.....

할머니는 한 없이 슬퍼습니다.

다행히 먼저 시집간 두언니의 도움으로 막내딸도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할머니는 휴~안도의 한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나...

 

막내딸의 혼수를 직접 마련해 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런대로 남부끄러운 결혼식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으로 할머니는 만족 하였습니다.

막내딸 시집가던날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집앞 언덕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셔요~

막내딸은 몇번이고 떨어지지 않는 벌걸음을 옮겼습니다.

 

 

막내를 시집 보낸지 어언 석달이 흘러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팠던 몸도 딸들을 보러 간다는 기분때문인지

한결 나아지는것 같았습니다.

할머니는 집을 나섰습니다.

 

봄볕이 따사롭습니다.

할머니는 먼저 먼저 큰딸네로 갔습니다.

벌써 두아이의 엄마가된 큰딸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가고 열흘이 지나자 큰딸은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큰딸 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할머니는 짐을챙겨 큰딸 집을 나섰습니다.

더 계시지 않고.....

큰 딸은 대문앞까지 나와 할머니를 말렸으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은채로 둘째 딸네로 갔습니다

.

작은딸도 버선발로 뛰쳐나와 할머니를 맞아 줍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가고 또 몇일이 흐르자

작은 딸도 큰딸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러움에 할머니는 다시 둘째딸 집을 떠났습니다.

막내딸은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하며...

 

 

두 딸에게 괄시 받은것 처럼 ...

바람이 몹시 차갑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벌써 12월...

차가운 바람을 안고 할머니는 막내딸 집으로 향합니다.

막내딸집은 두딸네집에서 산하나 너머에 있었습니다.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할머니께는 너무 힘든 산이었습니다.

 

숨이차고 다리는 휘청거리지만 조금만 더 오르면

고개마루가 다가 올것입니다.

그 고개 마루에 오르면 막내딸 집이 보입니다.

막내딸을 빨리 만나고 싶었던 할머니는

길을 서둘렀습니다.

 

순아야~~~!

 

고개에 오른 할머니는 성급하게 막내딸을 불러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막내딸에게 들릴수는 없었습니다.

 

순아야............!순아야..............!!!

 

할머니는 너무 숨이 차서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순아야!! 순아야!!!

하고 부르다 그만 지쳐 잠이 든 할머니는

영영 두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세상을 뜨신것이지요..........

뒤 늦게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다 지쳐 쓰러진걸 알게된

막내딸은 그 자리에 한맻힌 설음으로 무덤을 만들고

살아 생전 효도하듯 무덤을 돌보았는데...

 

볕이 따스한 어느 봄날 무덤에는

빨간 꽃 한송이가 피어 났습니다.

그 꽃이 바로 할머니의 영혼이 깃든 꽃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