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상주는 공의 도움으로 친상을 잘 치른 후 보은(報恩)할 생각이
뭉게 구름처럼 일었으나 그가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러니 그는 이때부터 풍수 지리학을 공부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식객(食客)행세를 하면서 떠돌아 다니다가 고성군 개천면
청광리 담티재에 이르러 객사에서 잠이 들었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서 멀하기를 “너의 은인이 여기에서 머지 않은 곳에 있다.
그 은인이 이제 막 모상(母喪)을 당하여 장사를 지낼 날을 택하고
있으니 네가 명혈(名穴)의 한 자리를 찾아 장사 할 곳을 정하여
주는 것이 전날의 보은(報恩)에 답함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따라 오너라.“고 하여 그 노인을 따라 나섰다.
노인은 한참을 걸어가다가 지금의 구만면 선동 산내골에 이르자.
“여기 는 와우형(臥牛形)이다.” 라고 하고 그 안산을 가리키면서
“ 저 봉우리는 속초봉(束草峰)이라 부른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정혈(正穴)을 분간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노인은 지팡이로
산허리를 찌르면서“여기가 와우(臥牛)의 젖이 아니냐?”고 하자
소가 곧 일어나려고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놀라 일어나니 생생한
꿈이 었다. 그 사람은 그길로 모상)母喪)을 당한 집을 물어 찾아가서
상주를 만났더니, 자기가 찾아 다녔던 지난날의 적선자(積善者)임을
알아차리고 한없는 눈물로 그 날의 고마움을 다시 표하더니 공도
그를 알아 차리고 두 사람은 백년지기(百年知己)인양 다정하게
담소하였다.그러던 중 이 사람은 공에게 자신 꾸었던 꿈속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공이 산내골은 여기서 약 10리길이라 하고
함께 가 보자고 하여 그곳을 가서 산의 형국을 보니 완연히 ]
꿈에서 본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그래서 이곳에 장사
지냈는데 사람들이 모두 명묘(名墓)라고 하였다.
또 공은 뒷날 부상(父喪)을 당하여 장지를 정하고 보니 큰 내
(지금의 고성군 고성읍 범내)를 건너야 하는 곳이 었다. 마침
장사날에 큰 비를 만나 상여가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이미
물이 넘쳐서 건널수가 없었다.
이에 공이 물을 바라보고 한없이 호곡(號哭 )을 하였더니 흐르던
물이 갑자기 끊어져서 길을 만들아 주어 쉽게 건너 갈수가 있어서
하관시간을 맞추어 장사를 지내게 되어Te다고 전하고 있다.
이 사실을 임금에게주청하였더니지평(持 平:사헌부정5품관)의 벼슬을
내렸다. 공의 적덕(積德)으로 천단(川斷: 냇물이 끊어 짐)과 신점
(神占:꿈에서 묘자리를 알려 줌)의 두 그림이 있어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다고 함(진양속지)
10.총 담 (叢 談 ) [1-3]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