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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홍 매 화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3. 31.

 

 

 
  
 
 
  홍 매 화 /籠巖  최낙인  
 

몇 차례의 온이 지났음인가

몸은 뒤틀리고 결은 거칠건만

이 봄도 가슴이 뜨거워 피를 토했다

 

하먾은 세월

그 무슨 애 끊는 사연 남아 있어

잔설 흩날리는 그 시린 허공을 향하여

그토록 아린 절규를 외치나이가?

 

차마 지우지 못한 그 못다한 정념이

아니 애써 외면하고픈 그 서러운 비련이

가슴 도려내는 선홍빛 피눈물이 되어

그렇게도 붉게 타오르는 분노의 아우성입니까?

 

세월은 강물처럼 휘돌아 흐르건만

지심에 숨어둔 임 향한 한결 단심은

바위 틈 쉼없이 솟그치는 샘물처럼

이 정갈한 뜨락에 또 그 열정을 피워내야 합니까?

 

봄바람 타고 날아온 나비 같은 서울 아씨

흐드러지게 피어난 산사의 홍매화에 취해

감춰둔 인연 찾아내어 빨간 연시를 적는디.

 

--최낙인 시집 <엉겅퀴 제1부自然>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