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과 똑같은 함정인 진해함에 그 답이 있었다. 밤 11시,
진해함 함미에 있는 침실에 당직 근무를 마친 병사 4명이 들어섰다.
침실은 높이 2m의 3층 침대가 닭장처럼 가득 들어차 있고,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통로엔 빨래가 빼곡이
널려 있었다. 천안함의 이 침실에서 미처
탈출하지 못한 16명이 숨졌다.
전역일이 30일 남았다는 김규민(21) 병장이 침대에 과자를
꺼내놓자 다른 병사들이 침대 앞에 모여 앉았다. 왜 육상
근무를 지원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김 병장은 "파도가 심해
잠을 못 자는 이등병들을 볼 때마다 내 이등병 시절이
떠오른다"며 "힘든 조건이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동료들이
있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리병인
조범희(21) 병장은 "천안함에 탔던 조리병들이 많이 죽었다.
우리는 같이 죽을지도 모르는 운명공동체인 셈"이라며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가족 같은 이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6시 30분 평택항으로 돌아가는 진해함 갑판에서
장재현(23) 일병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장 일병은 천안함
사건을 보고 해군에 지원했다. 장 일병은 "위험하지만 나라를
지킨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며 "각오 단단히
했지만 첫 훈련 때는 정말 긴장되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바다 한쪽이 붉게 물들더니 해가 뜨기 시작했다.
장 일병은 "해 뜨고 지는 것만 100번은 본 것 같다.
평생 볼 해돋이 다 보고 전역하겠다"며 웃었다.
출처: waple chosun.com./wap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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