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직장 다닐 땐 월급 쪼개 적금 붓는 심정으로
경조사비를 낸다지만 은퇴하면 얘기가 다르다. 국민연금공단이
작년에 국민연금을 월 100만원 넘게 받는 은퇴자들이 어디에
연금을 쓰는지 조사했다. 65%를 생활비에 지출하고 다음으로
16%를 경조사비에 썼다.의료비 8%,여가 비용 7%의 곱절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한 달에 적어도 20만원 가까운
돈을 체면치레에 들이는 셈이다.
▶어느 전직 경제 부처 장관은 한 달에 300만원쯤을 경조사비로
쓴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은 "골프는
끊어도 경조사비는 못 끊는다"고 말한다. 축하나 위로보다
남 눈길이 더 신경 쓰인다. 밀려드는 청첩장과 부고가 무서워
'부조금 도피 이민'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이민까지는 아니어도 해외에 나갔다가
오래 머물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고 한다.
▶물가상승률 두 배 가깝게 오르던 경조사비가 주춤하다는
소식이다. 통계청이 재작년 20만8709원이던 가구와 가구 사이
이전(移轉) 지출이 작년 20만7310원으로 10년 새 처음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경조사비를
줄인 탓이라고 한다. 이전 지출은 경조사비와 세뱃돈 같은
교제비가 70%를 차지해 경조사비 씀씀이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지갑 가벼우면 체면도 뒷전인 모양이다. 박완서는 "가난한
문인들에게 조위금을 받지 말라"고 유언했다. 유족은 모든
조문객의 봉투를 사양했다. 세상 모든 이가 그걸 따르긴
어렵지만 어떻게든 경조사비에 대한 관습과
생각을 손봐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출처: /waple club-view
blog.choseu.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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