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행복하게 오래 살길 원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은 계몽주의자 존 로크가 요구했던 '삶, 자유, 자산'
이라는 기본 권리에 '행복'을 추가했고, 그때부터 '행복의 추구'는
인간의 본질적 권리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행복한
복지국가'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한 사회'라는 어젠다를 자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모두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걸까?
여기서 '행복'과 '오래'란 개념에 뇌과학적 접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시간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알다가도
대답하려면 모르겠다"고 말했듯이, 시간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을 이해하는 현대인에게도 미스터리다. 하지만 모든 세대와 문명은
나이가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 왜 어린이와 어른은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느끼는 것일까?
그 이유는 어른과 아이의 뇌가 세상을 샘플링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다. 뇌 안의 모든 정보는 시냅스 사이 신경
전달물질들의 방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이론은 어린
시냅스일수록 신경전달물질들이 더 많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어른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보낸다고 주장한다. 즉 정보전달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은 느려진다.
마치 1초당 25~30장의 영상을 보여주는 보통 TV보다
수백~수천장의 영상을 보여주는 슬로 모션이 더 느리게 보이는
것과 같다. 세상을 더 빠르게 샘플링하는 어린 뇌가 결국 시간을
더 느리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뇌의 정보 샘플링 속도는 카페인
같은 화학적 물질이나 주의력을 통해서도 바뀔 수 있다.
결국 시간의 속도라는 개념 자체가 뇌가 만들어내는
착시 현상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현대 뇌과학에선 행복 역시 뇌의 착시 현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많은 신경경제학 실험들이 보여주듯,
뇌는 절대값보다 상대적 비교를 통해 크기나 치수를 정의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사람은 나는 100만원
벌고 주변 사람들이 50만원 벌 때가 나는 150만원 벌고
주변 사람들이 200만원 벌 때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다.
우리가 모두 다 같이 행복하고 오래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다 같이 행복
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과거 모습이나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시간의 속도가 결국 뇌의 수많은 착시 중
하나라면, 우리는 집중과 몰입을 통해 적어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도록
착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Waple life 현명한 사람들의 선택
와플(Waple)은 현명한 사람(Wise People)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