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주방/惠園 박영배
스무 살 아내는
풀무질을 배운 부엌에서
가스불로 요리하는 주방까지
솥뚜겅 무사고 운전에
딱지 한 번도 떼인 적 없는
사십년 경력의 모범 운전수,
부엌 안에서는 슈퍼우먼이자
절대적 달인이다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요리박사이자
식구들의 건강을 책임진
거대한 청정해역이다.
가난을 벗느라 발버둥치고
삶 앞에서 늘 고뇌하는
아내는 반쯤 넘어
청춘의 꽃물이 바래어 버렸지만
그래도 내 눈 속에서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한 아름의 꽃이다
--박영배제3시집<그리움은 별빛이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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