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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카운트다운 / 惠園 박영배

by joolychoi 2012. 2. 8.

  카운트다운 / 惠園 박영배
  산다는 것이 
  봄비처럼 슬프게 느겨질 때
  내 마음에 단을 세우고
  사진 한 장을 걸어둔다.
  낯선 그림자
  등 뒤로 찬물 같은 한기를 흘려주던
  허한 저녁이 오더라도
  우두커니 앉아서 빈 허공 붙잡다 보면
  누군가 부르는 것 같은
  불빛 없는 산길 모퉁이에
  서 있는 세월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움과 고통의 연속
  목련의 하얀  꽃잎이 그렇고
  느지막이 내리는 폭설이 그렇고
  뿌리 없이 흔들리는 슬픔이 그렇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날
  카운트다운을 세어야 하는 날이 
  나에게 오겠지
  별을 줍다가 잠이 든 아이처럼
  그렇게 하나, 두울, 셋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그새
  헤아려졌으면 좋겠다.
  --박영배 제3시집< 그리움이 별빛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