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LPGA 25승 올린 박세리 인터뷰
98년 US오픈 맨발 투혼 - "그 후에도 1년 넘게 대회장에 태극기
걸리는 대회 드물어, 이 악물고 더 열심히 했죠"큰언니 세리가 본 후배들 -
우승용 경주마 되지 말았으면… 다양한 자선·취미활동 하는 요즘
후배들 보면 만족스러워
한국 여자 골프가 거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0승 가운데
혼자서 25승을 올린 박세리(34)는 "솔직히 제가 100승째도 올리고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도 '박세리 키드'인 최나연(24)의
우승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미국 여자 골프에서 해마다 10승 정도는 올렸는데,
올해는 1승밖에 못하고 있었잖아요. 제 책임인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최)나연이가 정말 잘해줬지요.
그것도 요즘 잘 나가는 대만의 청야니를 누르고 우승했으니까요.
이제 우리 선수들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할 거예요."
박세리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관록의
샷을 보이며 우승 경쟁을 벌이다 4위로 대회를 마쳤다.
16일 대회를 마친 박세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호텔에서 짐을 꾸리고 있었다. 다른 한국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0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선라이즈
LPGA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 1998년 7월 열린 US여자오픈에서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는 박세리. 당시 박세리의 우승은 수많은 ‘세리 키즈(kids)’를 배출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여자 골프의 100승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1998년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보여줬던 '맨발 투혼'이다. 당시 데뷔 첫해에 LPGA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 우승으로 2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4승을 거둔 박세리는
일약 세계 여자 골프의 신데렐라가 됐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에 시달리던 국민에게 희망과 위안을 줬고, 국내에서
'부유층들의 놀이'로 폄하되던 골프의 이미지를 바꿨다.
당당한 스포츠 종목으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