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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 올해 부진해 마음 무거웠는데… 이젠 홀가분"

by joolychoi 2011. 10. 19.

 

 

 

 

 
 

 

 "한국선수 올해 부진해 마음 무거웠는데… 이젠 홀가분"

   

혼자서 LPGA 25승 올린 박세리 인터뷰

98년 US오픈 맨발 투혼 - "그 후에도 1년 넘게 대회장에 태극기

걸리는 대회 드물어, 이 악물고 더 열심히 했죠"큰언니 세리가 본 후배들 -

우승용 경주마 되지 말았으면… 다양한 자선·취미활동 하는 요즘

후배들 보면 만족스러워

 

 

한국 여자 골프가 거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0승 가운데

혼자서 25승을 올린 박세리(34)는 "솔직히 제가 100승째도 올리고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도 '박세리 키드'인 최나연(24)의

우승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미국 여자 골프에서 해마다 10승 정도는 올렸는데,

올해는 1승밖에 못하고 있었잖아요. 제 책임인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최)나연이가 정말 잘해줬지요.

그것도 요즘 잘 나가는 대만의 청야니를 누르고 우승했으니까요.

이제 우리 선수들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할 거예요."

 

 

박세리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관록의

샷을 보이며 우승 경쟁을 벌이다 4위로 대회를 마쳤다.

16일 대회를 마친 박세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호텔에서 짐을 꾸리고 있었다. 다른 한국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0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선라이즈

LPGA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1998년 7월 열린 US여자오픈에서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는 박세리.
당시 박세리의 우승은 수많은 ‘세리 키즈(kids)’를 배출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여자 골프의 100승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1998년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보여줬던 '맨발 투혼'이다. 당시 데뷔 첫해에 LPGA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 우승으로 2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4승을 거둔 박세리는

일약 세계 여자 골프의 신데렐라가 됐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에 시달리던 국민에게 희망과 위안을 줬고, 국내에서

'부유층들의 놀이'로 폄하되던 골프의 이미지를 바꿨다.

당당한 스포츠 종목으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박세리는 "당시 러프에 있던 공을 치기 위해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면서 '어떻게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가 거둔 25승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으로 꼽는 대회도 역시 1998년 US오픈이었다.


 
미LPGA투어 개인 통산 25승을 기록 중인 박세리는
“후배 최나연이 (한국계 선수 통산)100번째 승리를 달성해 기쁘다”면서도
“내가 100승의 주인공이 되려고 열심히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고 했다.
사진은 2009년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고 인터뷰하는 모습.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사진

최나연과 신지애·김인경·박인비·오지영·김송희 등 지금 LPGA의 주축 선수로

뛰고 있는 20대 중반 선수들은 박세리의 그 모습을 보며 골프의 꿈을 키웠고,

이들 '세리 키즈'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 선수들이 거둔 33승

대부분을 이뤘다.

 

"제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는데도 그 뒤 1년이 넘도록 대회장에 태극기가

걸리는 대회가 드물었어요. 일본의 국기는 있는데 말예요. 그만큼 한국 여자

골프가 이방인 취급을 당한 거죠.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했어요."

  

 

박세리는 "요즘 (최)나연이나 (신)지애 등 동생들에게 '길게 보고

골프를 즐기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24시간

가운데 20시간 이상을 골프만 생각하고 연습해요. 저도 몸이 아파도

쉴 줄 몰랐어요. 하지만 경주마처럼 오직 우승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리면 쉽게 지치고 말잖아요." 박세리는 요즘 한국 선수들이

자선활동도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와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다.

최근 KDB산은금융그룹과 3년간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박세리는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며 "라운드를 할 때마다 매번 골프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박세리는 "나연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곧 만들겠다"며 "한국 선수의 101승이든 110승이든 내 손으로

또 한 번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목소리에서 행복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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