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해바라기" 이문주 시인방

기억하라 그러나 말하지 마라-/글/이 문 주

by joolychoi 2011. 5. 19.

 

 

 

 

//

 

 

  기억하라 그러나 말하지 마라-/글/이 문 주  

 첫사랑은 언제든지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 안에 들어있을 슬픔과 기쁨 그리고
아쉬운 순간들이 스치고 지나가지
언젠가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가
그로 인해 오는 상실감 또는 배신감은
살아가는 내내 족쇄처럼 따라다니지
그렇게 쉽게 사라질 기억이 아니기에
굳이 잊으라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동안 받았던 즐거움을
이별 후에 만난 사랑과 비교하게 되면서
첫사랑은 지울 수 없는 것이지
함께 누렸던 행복했던 기억의 잣대로
이별 후에 사랑을 평가하다보면
다시 온 사랑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서서히 벌어지는 틈처럼 멀어지게 되지만,
그러나 굳이 잊으라 하지 않는다.

그 안에 역사가 있고 달콤했던 추억이 있으니
태양이 지고 뜨고 하듯이 언젠가는
어색한 사랑에 익숙해 질 테니까
사랑하는 것에 너무 마음 쓰지 않아도 된다.
서서히 옅어지는 안개처럼
기억은 얇아지고
다시금 적응하는 사랑이 될 테니까

마지막 삶을 갈무리 하기위해 만난 것이라면,
아무도 모르게 첫 사랑을 추억하라
그리고 너무 오래 슬퍼하지 말고
오랫동안 기억 속에 생생하게 담아두지 마라
당신 자리가 틀림없다고 생각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