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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chosun.com] 마이너스 통장을 내 돈처럼? 평생 '짐' 된다

by joolychoi 2010. 3. 11.

 

[클릭! chosun.com] 마이너스 통장을 내 돈처럼? 평생 '짐' 된다

 

이슬비·이승훈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기자 shaw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김행운 PD 83fortune@chosun.com

 

입력 : 2010.03.10 03:35 / 수정 : 2010.03.10 10:19

직장인 정형수씨(가명· 34세), 지난해부터 자신이 필요할 때 편하게 대출하고 상환할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정씨는 과거 일반 신용대출 거래에선 상환 날짜를 정확히 기억했었지만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탓에 만기 기한을 정확히 챙기지 못해 이번에 연체 이자를 물게 됐다. 정씨는 연체 이자를 무는 것보다 이번 연체가 자신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 자유로운 대출과 상환이 가능한 ‘마이너스 통장’

간편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의 쌈짓돈으로 불리는 마이너스 통장에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일반적인 대출은 만기 전에 상환하게 되면 조기상환수수료란 패널티가 부과되거나, 한번 돈을 갚고 난 뒤 다시 돈을 빌리려면 또 다시 대출 신청절차를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자신이 설정한 일정 한도액까지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대출 받고 갚을 수 있으며 한 번 신청으로 최장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또한 전체 한도액이 아닌 자신이 쓴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낸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간편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의 쌈짓돈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년 1월 말 전체 가계 대출은 407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은 265조 7000억원, 마이너스대출 포함 신용대출은 140조 7000억 원으로 집계돼 신용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은행들의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가계 소비가 위축되면서 신용 대출은 줄어들었지만 최근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마이너스 통장의 알려지지 않은 ‘함정’


하지만 이 같은 마이너스 통장의 편리성 뒤에는 많은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같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경우 마이너스 대출은 담보 대출은 물론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서도 금리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약 0.5%p에 달하는 가산금리가 붙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한도가 있더라도 고객이 이용하지 않을 경우 비용만 발생해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있는 만큼 일시 상환하는 신용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마이너스대출로 금액을 쓰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면 마이너스통장 한도만큼 대출을 끼고 있는 것으로 간주돼 그만큼 추가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게 된다.

김동원 포도 재무설계 팀장은 “설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만 하고 사용 한 적이 없더라도 설정한 한도만큼 채무가 있는 것으로 간주돼 꼭 필요하지 않다면 개설을 자제해야 한다”며 “또 대출 금액을 전체 상환했다면 반드시 해지 신청을 통해 대출기록을 지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대출은 1개월 이상 연체하면 이자 뿐만 아니라 원금에 대해서도 높은 연체이자율이 적용된다. 연체할 경우 자신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만기시 추가 연장이 거절될 수도 있다.

마이너스 통장 이용자들 가운데 자동 만기연장이 되는 고객이 아니라면 만기 연장 시한을 기억해야 한다.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월 달라지는 이자 결산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연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대부분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이자결산일을 동일한 날짜로 지정하는 대신 매월 특정 주의 특정 요일로 지정하고 있다.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거의 다 소진한 고객의 경우 매월 달라지는 이자일로 한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의도치 않게 연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금리와 매월 달라지는 이자일 등 마이너스 통장에는 알려지지 않은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 마이너스 통장이 내 여윳돈? ‘부채불감증’ 높아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 또한 갚아야 할 부채임에도 불구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부채불감증이 마이너스 대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보우 단국대학교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빚을 지고도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부채불감증이 마이너스 대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현금화가 편리하고 신용카드에 비해 연체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이너스 대출에 대한 부채 감각이 무뎌졌다. 특히 다른 대출 상품들에 비해 편리성이 뛰어나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빚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담보 대출에 비해 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일반 신용대출 보단 빌리는 게 손쉽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이너스 통장 부채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심지어 자신의 여윳돈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은행 측에서 거래에 크게 문제가 없다면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쉽게 올려주고 있어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대출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금리협상권 등 효율적 사용 필요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통장이 편리하고 유효한 수단으로 부각되며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출의 일환인 만큼 이용에 앞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포도 재무설계 팀장은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한다면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이용 한도를 설정해야 하고 이자율을 꼼꼼히 챙겨 봐야 한다. 대출 고객에게는 금리협상권이 있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승진이나 직책 이동 등으로 금리 인하 요건이 발생할 경우 증명 서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자율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상품을 한 금융기관으로 통일 한다면 금리나 신용등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사용해야 한다면 한도의 80~90%까지만 사용하는 것이 유효하다. 일정부분 여유 한도를 통해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연체가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긴급유동자금이 필요해 짧게 쓸 거라면 마이너스 통장이 유리하겠지만 한도만큼 지속적으로 사용할 거라면 오히려 1년 약정의 신용대출을 받는 것이 금리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10일 밤 9시50분, 11시50분, 11일 오전 8시20분, 9시5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