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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및기타

[내집마련] 35살 시집 안간? 못간? 싱글녀.. 이렇게 삽니다.

by joolychoi 2009. 9. 18.

 
[내집마련] 35살 시집 안간? 못간? 싱글녀..이렇게 삽니다. [46]
구운당근 (sicu***)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73 | 조회 16957 | 2009.09.17 12:00
 

이곳의 글을 읽다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구나 하는..

정말 친하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세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이곳에 글을 올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그냥 다른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하는 것의 하나로 참고해 보시라는

것입니다.다만.. 글을 올린 이후의 악플이 좀 두렵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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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서울의  4년제 모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11년째 근무중에

있는 시집 안간? 못간? 싱글녀 입니다.

 

뭐...10여년전 제 초봉 따위는 지금 얘기하려는 내용에 크게 영향을 미칠것

같지 않아 넘어가고... 제가 집을 구입한 시기는 2006년 입니다.

당시 집값은 1억6,000. 이것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은

전세 9,000, 은행융자(기본융자라 하죠) 2,000, 나머지(등기비용 포함)는

그때까지 직장생활 7년동안 모았던 돈이었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은행융자는 전세금을 올려 모두 갚아버렸고, 현재

집값의 시세는 3억5000입니다.어차피 저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부모님

집에서 살고있기 때문에 이 집에 들어갈 계획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살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집.. 왜 구입했냐 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투자..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과감한 투자 였습니다.

 

집 구입당시 직장 7년차였던 제 급여는 270-300만원 정도 였고, 결코 적다고

수 없는 금액이라는 것도 압니다.하지만 아이하나 있는 맞벌이 부부의 급여

기본 생활비 수준을 생각한다 제가 그렇게 억소리나게 많이 받는 급여라고도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여느 직장인 아가씨들 처럼 자기가 번돈을 그저 개인

용돈과 저축(보통 시집밑천이라 하지요)

으로만 해결하면 되는 생활환경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생활비(3인가족 기준 생활비를 생각하시면 되겠지요.

소녀가장이랍니다.) 5학기 동안의 석사과정(한학기에 등록금이 300만원정도

씩 됩니다.),그리고 지금 부모님 명의로 되어있는 아파트 구입시 일부를 보태는데

들어간 비용.등등을 제외하고, 그래도 상황에 따라 해마다 급여의 40-60%는 꼬박

꼬박 저축에 힘썼고 나름 알뜰하게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부모님이 평생 저와 함께 살게 될거라는 생각 물론 안하고요

이 나이쯤 되는 싱글녀는 앞으로 결혼을 하게될지... 끝까지 안하게 될지...

모르는 고민을 하게되기 때문에 나름 저만의 미래대책, 노후대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누구는 그러시겠지요. 부모님 돌아가시면, 지금 살고있는

부모님 집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 그걸로 해결되지 않겠느냐..하고.

나머지 결혼한 형제들은 자기들 살기 바빠 시집 안 간 저에게 부모님 맡기다

시피하고 생활비는 커녕 한달에 한번 얼굴 내비칠까 말까 할 정도인지라,

지금 살고있는 집이 제 부모님에게는 전 재산이자 남은 여생의 유일한 노후대책

입니다.그래서 항상 저는 '편안하게, 다 쓰고 돌아가세요..'라는 말을 합니다.

게다가 저는 딸인지라, 혹여 남는 것이 있다해도.. 아마 다른 형제들에게 많이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즉, 저는 제 힘으로 제 살길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지요.

 

이런 상황에서 집 구입은 약간의 모험이기는 했으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의 든든한 미래를 위한 아주 좋은 선택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집을 구입하고 4년이 지나 2억원 가까이 집값이 뛰었습니다.

직장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4년간 죽어라 모아도.. 1억 모으기 바쁩니다.

물론 은행.. 별로입니다. 주식..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려웠습니다.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의 인생에 기회가 몇번 온다는데, 이것이 그 기회가 아니었나 하면서

만족하고, 과욕 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11년차가 된 지금 급여는 예전보다 많이 올랐지만, 저축과 소비패턴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습니다.물가 상승에 따른.. 예전과 크게 차이 없는 비중의 생활비

부모님 연세에 따라 조금 더 늘어난 의료비 박사과정에 따른 등록금 (한 학기에

600만원쯤 하지요.) 1200cc 차량을 13년 데리고 있다가, 1600cc로 갈아탔는데

그에 따른 조금 더 늘어난 차량 유지비.여전히 명품.. 이런거 모르고 동대문,

남대문, 아웃렛 매장, 인터넷 쇼핑몰을 돌고돌아 가격 비교해 가며 옷/신발

사입고 화장품 값 아껴보고자 가끔 샘플도 사서 쓰며..최대한 저축액을 늘려

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싱글이 차라리 돈 모으기는 낫다 라는 말. 저는 믿지 않습니다.

'너 벌어서 너나 쓰고, 시집밑천이나 마련해라'하는 부모 만난 싱글은 돈모으기

쉬울 겁니다.하지만, 그럭저럭 사는 환경을 만난 싱글은 자기 삶을 만들어가기

녹녹치 않습니다.한번 빡세게~ 살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