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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나, 그 곳에 살게해주게 / 詩 박 영 배

by joolychoi 2008. 12. 25.

 
 




 
나, 그 곳에 살게해주게/詩 박 영 배
 
 
나, 그곳에 살게 해주게
 
때로는 산짐승 내려와 놀라기도 하고
들꽃 돌아누우면 적적하고 쓸쓰하긴 해도
그곳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벗들이 있다네

                          하나 둘 옷 벗어던지는  나무들과

 

언덕배기에 잔잔히 이는 바람도 있고

산 너머엔 두둥실 떠 가는 꽃구름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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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들 사람이 그립지 않겠는가

두런두런 정이 넘치는 말소리와

반가운 친구들이 권하는 술 생각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난 조용한 산골이 더 좋다네

애타게 기다릴 일도 없고,

편 갈라 싸울 일도 없고

더 가지려고 욕심 부릴 일도 없고

그야말로 평화스러운 곳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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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곳에 살게 내버려 두게
어릴 적부터 내가 그리던 꿈이 아니었던가
정다운 벗이 찾아 오면
별빛 담긴 술잔도 나눌 수 있는곳

 

자그마한 터밭에 호박 상치 쑥갓 오이 심고

내가 좋아하는 가축도 기르고

옹기종기 들꽃 심어 가을이면 그 향기에 취해

떨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여유롭개 지낼수 있는

계절을 망각하지 않는 자연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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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아도 봄이면 되살아나는 희망

제 몫을 다하면서 자신을 지켜가는 위대한 겸손

조급하지 않아도 시기하지 않아도

그야말로 파란 하늘이 열리는 평화스런 곳이지

나 그 곳에서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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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곳에 오래오래 살게 내버려 두게

내 몸이  땀과 흙으로 뒤범벅이 되고

얼굴이 새까맣게 그슬려도

바람이 전하는 가을소식 들으며

산 까치랑 고라니랑 더불어 살고 싶네

나, 그 곳에 살게 해주게

 

 

-박영배 시집<또 하나의 만남> 중에서-

 

장윤정-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