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그날 힐은 붐볐습니다.
어쩌면 이번 생애엔 다시 만나지 못할 인연을 만나기 위한 일일테니까요.
혜성 맥노트(McNaught)
태양계 바깥쪽에 있을 때는 그냥 얼음 덩어리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우리 눈엔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더 태양에 가까울수록 그 열기로 인해 혜성은 길고 화려한 꼬리를 끌며 하늘을 건넙니다.
어쩌면 이번 태양과의 조우로 인해 삶의 대부분을 승화시킬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저렇게 찬란하게 빛나고 싶었나 봅니다.
혜성같이 나타나 혜성같이 사라진다...라는 말 때문에
어쩐지 눈이라도 깜빡하는 사이에 왔다가 사라질까봐 해가 떨어지고도 30분 동안
저는 가슴만 뛰도록 허락하고 있었죠.
그러나, 우주의 시계에서 본 혜성의 찰라는
인간의 시계로는 영원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하늘이 온통 어두움에 쌓일 때까지, 해질녁 써늘함에 몸이 부르르 떨릴 때까지도
저의 실력없는 사진을 위해 혜성은 가만히 자리를 지키며 포즈를 취해 줍니다.
안녕, 혜성 맥노트
2007년 1월 20일 오후 8시 30분 경 케이프타운 시그널 힐에서 촬영
ISO 400, f/22, 48.0초, Canon EOS 30D, 28mm
(혜성 사진은 처음 찍어봐서 잘 모르겠고, 이래저래 찍다가 그 중에 하나 고른겁니다. ^^;;;)
혜성 맥노트에 대해 조금 더~!
케이프타운 천문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2년 지나간 혜성 이케야-세키 (Ikeya-Seki)이래로 지구 주변을 지나간 혜성 중에 비교적 밝았던 혜성 헤일-밥(Hale-Bopp,1995년), 히야쿠타케(Hyakutake, 1994), 웨스트(Comet West,1975)보다 더 환하다고 하는 혜성 맥노트는 호주의 천문학자인 맥노트씨에 의해 2006년 8월 발견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알려지는 대부분의 다른 혜성과 마찬가지로 혜성 맥노트도 태양계가 생성될 당시 지구와 같은 여러 행성이 만들어 지고 남은 먼지와 가스가 얼어서 만들어졌는데요, 명왕성보다 더 바깥의 궤도를 돌고 있다가 가끔 서로 부딪힌다거나 해서 원래의 궤도를 이탈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태양계 내부로 들어와서 태양의 에너지에 의해 얼어있던 가스가 기화될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볼 수 있는 긴 꼬리를 가진 혜성의 모양이 된다고 합니다.
혜성 맥노트의 궤도는 태양과 지구간 거리의 1/6까지 근접하여 지나갔습니다. 주기적으로 태양계 내부를 방문하는 헬리혜성과는 달리 아마도 이번이 우리가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혜성 맥노트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정확한 혜성 맥노트의 궤도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만일 혜성이 태양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일단 태양의 중력에 의해 충분한 가속이 붙게 되면 태양에서 멀어지는 궤도에서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가서 영원희 태양계를 떠날지도 모른다고 남아공 천문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치 돌팔매를 아주 세게 돌리다가 휙~하고 돌을 날리는 것과 같죠.
지난 1월 15일부터 해가 지고난 직후 서쪽 지평선(혹은 수평선) 근처에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밝기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혜성 맥노트는 하루하루 그 위치를 왼쪽 위로 옮겨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혜성의 꼬리는 혜성이 날아가는 반대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혜성을 기준으로 태양의 위치 반대편에 생깁니다. 마치 바람을 오른쪽에서 받으며 앞으로 뛰어갈 때 머리는 왼쪽으로 날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태양의 힘이 날아가는 혜성의 힘에 비교해서 너무너무 크기 때문이겠죠.
© SAAO 2006
(비상업적인 용도를 위해 위 본문을 수정하지 않는 조건에서 출처를 밝히고 퍼 가시는 것은 환영~!)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엉덩이 보면 성격ㆍ팔자 나온다? (0) | 2007.01.26 |
---|---|
[스크랩] 하얀 찔레꽂의 슬픈 사연 (0) | 2007.01.24 |
[스크랩] 겨울철 목도리 매는 5가지 방법 (0) | 2007.01.12 |
[스크랩] 컴플렉스에 관한 문답 (0) | 2007.01.12 |
[스크랩] 하트모양, 별모양 빛망울 사진찍기 (0) | 2007.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