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말투의 엄마 “엄마 지금 바쁘니까 이따가 하자”, “그건 나중에 하자니까” 엄마가 무책임한 말투를 사용하는 이유는 아이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일단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기에 너무 어리다. 엄마가 무조건 ‘이따가, 나중에’라고 말하며 상황을 대충 넘기면 아이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지금 참으면 참은 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지 못한다. 결국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무조건 떼를 쓰고 울게 된다. 이렇게 무책임한 말투로 일관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막무가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라면서 엄마의 핑계를 보고 배운 아이는 자신도 하기 싫은 일은 무책임하게 회피해버리곤 한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제자리에 놓게 하거나 아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라고 해도 ‘나중에, 이따가, 내가 하고 싶어지면’ 하는 식의 핑계를 대기 일쑤다. 그러므로 아이를 무책임한 사람으로 만드는 말투는 피하자. 3세 이상의 아이들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해 줄 상황이 못 돼 ‘이건 이렇기 때문에 언제 이렇게 하자’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면 엄마가 말하는 상황을 충분히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엄마가 설거지를 하느라 바쁘니까 동화책 읽기는 설거지가 끝나는 30분 뒤에 하도록 하자’는 식으로 엄마가 왜 지금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야기한 내용을 반드시 지켜야 아이에게 신뢰 있는 엄마가 된다.
선택형 말투의 엄마 “엄마 빨래 널 동안 동화책 읽을래, 티브이 볼래?”, “안 울지? 울면 나쁜 아이야” 엄마들은 아이에게 ‘예스 또는 노’라는 대답만을 원하거나,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틈을 주지 않고 지시적으로 ‘이거 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라기 쉽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보다는 누군가 먼저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가 된다.
처음 겪는 일에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할 때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엄마가 예전에 한 말을 그대로 믿고 그 말에 모든 상황을 접목시키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쟤는 장난꾸러기네’라는 엄마의 말에 전에 엄마가 ‘장난을 치면 나쁜 아이야’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저 아이는 나쁜 아이니까 놀지 말아야지’라고 단정짓는 식이다. ‘A 아니면 B’라는 식의 흑백 논리는 아이의 올바른 판단력을 키워주기 힘들다. 그러므로 아이와 대화할 때는 ‘A 아니면 B’중에 고르는 것보다 ‘엄마는 지금 빨래를 널어야 하는데 그동안 수진이는 뭐하고 있을래?’ 식으로 물어 아이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자.
부정적 말투의 엄마 “놀이터에서 놀고 와서 손 안 씻으면 과자 못 먹는다!”, “음식 흘리면 안 된다니까” 흔히 엄마들은 아이의 행동을 나무랄 때 무조건 ‘음식 흘리지 마’, ‘이거하지 마, 저거 하지 마’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엄마가 아이에게 왜 그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고 무조건 아이의 행동에 대해 부정해버린다. 그런 엄마의 말투를 듣고 자란 아이는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으면 전체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싫어’, ‘안 해’ 등 부정적인 말들을 무의식적으로 내뱉으며 부정해버린다.
특히 상황 판단력이 생기는 3세 이후의 아이가 ‘우리 같이 동화책 읽을까’라는 엄마의 말에 너무나 쉽게 ‘안 해’라는 대답을 한다면 분명 평소 엄마의 대화 속에 부정적인 말투가 빈번했다는 증거다. ‘그렇게 하면 안 돼, 그건 네가 하는 게 아냐’라는 말을 반복해 듣는 아이의 마음속에는 ‘난 안 되나봐’라는 부정적 인식이 자란다. ‘음식을 흘리면 안 된다고 했지’라고만 꾸짖을 것이 아니라 음식을 흘리면 왜 안 되는지, 어떻게 하면 음식을 흘리지 않고 잘 먹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받은 아이는 긍정적인 자세로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난 못해’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조건부적 말투의 엄마 “밥 한 숟가락만 더 먹자, 그러면 엄마가 이따 슈퍼에서 과자 사줄게. 먹어야만 사줄 거야” 아이가 무언가를 하기 싫어하면 부모의 대부분은 아이를 달래거나 그 행동의 대가로 보상을 제시한다. 아이에게 제안할 때 조건을 붙이는 것이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는 단순히 그 뒤에 올 보상을 위해 엄마의 말을 따를 뿐이다. 시간이 갈수록 보상의 강도가 커지지 않으면 상황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보상에만 관심이 집중된 아이는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배우거나 익히는 것이 적어진다. 결국 조건부적인 말을 사용하는 엄마 곁에서 자란 아이는 보상이 있어야만 행동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란다.
엄마는 아이에게 행동을 제안할 때 왜 그 행동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단순한 물질적 보상 대신 앞의 행동을 하면 뒤에 어떠한 결과가 오고, 그 결과는 왜 좋은지를 설명해주자. ‘밥을 먹어야만 과자를 먹을 수 있어’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한단다. 밥에는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거든’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옳다.
주입식 말투의 엄마 “사내대장부는 절대 맞고 오면 안 되는 거야”, “사탕은 나쁜 거야”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울 수도 있고, 싸우다 맞으면 아프고, 아프면 울 수도 있다. 그런데 무조건적인 명제처럼 ‘남자는 다른 사람에게 맞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엄마는 자녀를 어떠한 일을 논리적으로 판단하거나 수긍할 수 없는 아이로 만든다. 엄마는 단순히 한 가지 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인데 아이는 그렇게 들은 가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여 상황이나 대상이 달라져도 무조건적으로 엄마가 했던 말을 주입시켜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친구와의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남자아이고 절대 맞으면 안 되니까 다른 아이를 때려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나가던 아이가 무의식중에 툭 치는 상황이 발생해도 ‘내가 이 아이에게 맞았으니 똑같이 한 대를 때려야 한다’고 결론지어버린다.
‘사탕을 먹으면 나쁜 거야’라고 가르치기보다는 ‘단것을 많이 먹으면 이가 상하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고 설명하자. 그러지 않으면 아이는 음식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거나 사탕처럼 색이 있는 음식은 나쁘다는 식으로 왜곡된 판단을 할 수 있다. ‘사내대장부는 맞고 오면 안 돼’ 보다는 ‘사내대장부는 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아는 용기와 힘이 필요하단다’라는 표현이 옳다. ‘이건 이래서 이렇게 되는 거야.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등의 대화로 상황을 이해시키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 방법인지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자.
무시하는 말투의 엄마 “몇 번을 말해야 아니, 아직도 몰라?”, “넌 몰라도 돼” 아이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대화를 하면서 자신이 말한 것을 상대가 받아들이거나 상대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엄마가 ‘전에도 말했는데 기억 못해?, 아휴~ 도대체 넌 누굴 닮은 거니’ 등의 말로 아이를 무시하면 아이는 자신감을 상실하기 쉽다. 행동 하나하나까지 조심스러워지고 남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를 꺼려하며 또래와 어울리는 자체를 포기해버릴 수 있다. 정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제멋대로 굴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를 이야기했을 때 엄마에게 무시당하면 아이는 점차 좋고 싫음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기준을 잃어버린다.
상황이나 행동에 대해 여러 번 설명해주어도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에 대해 엄마가 먼저 이해하려 노력해보자. ‘엄마가 다시 한 번 설명해줄게’, ‘지금 엄마랑 아빠가 하는 일은 나이 많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단다’라고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자. 한숨을 내쉬거나 표정을 찡그리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협박하는 말투의 엄마 “조용히 하라고 했지. 너 맞고 싶니?”, “밥 안 먹으면 앞으로 티브이 못 볼줄 알아!” 엄마가 ‘때린다, 못하게 한다’등의 말들로 윽박지르면, 아이는 처음에는 잠시 조용히 하거나 말을 듣는 척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결국 엄마의 협박하는 말투에 익숙해져 그 강도가 점점 커져야만 반응을 보인다. 나중에는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해봐’라는 식의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또래 친구들에게도 엄마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협박하고 강요하며 과격한 모습을 보이게 됨은 물론이다. 아이에게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이해시키지 않고 무조건 협박하거나 윽박지르면 아이는 묻는 말에 수동적으로 대답하고 반응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된다.
나중에는 아이가 엄마에게 ‘나 이거 안 해주면 유치원 안 갈 거야’라는 식으로 엄마를 똑같이 협박할 수 있다. ‘엄마가 지금 전화 중인데 재민이가 티브이를 크게 보고 있어서 전화 소리가 잘 안 들리는구나. 엄마가 전화할 동안만 볼륨을 조금 줄여주렴’ 하고 부탁하거나, 밥을 먹을 때도 먹는 것을 강요만 하지 말고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 아이 스스로 밥을 먹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비교하는 말투의 엄마 “옆집 지원이는 매일매일 동화책 읽는다던데”, “형은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래?”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시키거나 더 나은 모습을 보고 싶을 때 흔히 경쟁심리를 이용한다. 이 방법은 때로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비교를 당하면 처음에는 ‘나도 저 애처럼 잘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가 노력했는데도 보상이나 칭찬이 돌아오지 않으면, 오히려 그 비교 대상에 대해 적개심이 생길 수 있다. 상대방을 때려서 본인이 힘이 더 세다는 것을 과시하거나 상대가 잘못한 것을 고자질하는 등 엉뚱한 방향의 경쟁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또한 조금이라도 어렵거나 난관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빠르게 포기해버리고,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스스로 부정적으로 대한다. 결국 아이는 최선을 다할 줄 모르게 된다.
비교하는 말투보다는 아이 스스로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엄마가 재미있게 읽어줄게, 우리 매일 조금씩 책을 읽어볼까?’라며 우선 흥미를 키워주자. 아이가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는 ‘네가 지금 한 행동은 옳지 않아. 왜냐하면…’ 하고 그 행동이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해 아이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말투를 사용한다.
아이와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대화법일까? 아이들이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5~6세경이다. 그전에는 다른 이들이 사용하는 말을 응용해 그저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 상대를 존대하려면 먼저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이가 많다’거나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이 기본적으로 따라야 한다. 간혹 유치원이나 공동 육아 단체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서로 낮춤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나이나 서열보다는 상대와 나는 평등하다는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서다.
가정에서 자녀의 인격을 존중해준다는 의미로 아이에게 높임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엄마가 필요할 때만 아이에게 높임말로 대화하거나 화가 났을 때는 낮춤말을 사용하는 등의 일관적이지 않은 사용은 문제가 된다. 억지로 아이에게 높임말을 쓰는 것보다 부모가 평소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고 상대를 올바르게 존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아이 스스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높임말을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이 가득한 집 구경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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